“이거 먹고 나라를 지키라는 말인가?” 부실한 식단에 분노한 군인들

연합뉴스
2021년 04월 21일 오후 7: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4

휴가에서 복귀한 후 부대에서 격리 조치된 한 군인이 부실한 식단에 분노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일회용 식판 사진 한 장과 부대 내 부실한 식단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제보자는 본인이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라며 “휴대폰 반납하고 티비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깜방이랑 뭐가 다르냐. 휴가 다녀온 게 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걸 계속해야 하는 후임병들을 생각하면 진짜 안쓰럽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보자가 공개한 사진은 검은색 일회용 플라스틱 도시락이었다.

흰 쌀밥과 김치, 오이무침 그리고 닭볶음으로 보이는 반찬이 제공됐다.

반찬도 반찬이지만, 건장한 성인 남성이 먹기에는 전반적으로 양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20일에는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는 다른 군인이 평소에도 식단이 부실하다는 글을 올렸다.

총원 143명이지만 열외자를 빼는 식사 인원은 대략 120~140명.

그런데 부식 수령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햄버거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빵을 반으로 갈라 120개를 만들고, 돈가스는 80개만 들어와 난도질해서 나눠준다고.

그는 “한번은 경계 근무 끝나고 왔더니 반찬이 다 떨어졌다고 런천미트 한 조각 받았다. 이마저도 다른 날 메뉴에 사용할 거였다”라며 “21세기 사회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다른 부대는 식사가 정상적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그러면서 국과 김치가 있었지만 받지 않은 식판 사진을 공개했다.

제보자들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교도소 밥보다 부실하게 나오는 것 같다” “왜 애들 가둬놓고 굶기냐” “밥은 제대로 챙겨줘야지” “저거 먹고 나라를 지키라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반면, 일부 군인들은 “저 정도면 잘 나오는 편”이라며 본인이 받은 도시락 사진이나 식판을 공유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지난 2월부터 휴가에서 복귀한 장병을 영내 장병과 공간을 분리해 예방적 격리·관찰 등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