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생님 감사해요. 덕분에 저는 엄마 배 속에서 ‘두 번’ 태어났어요”

김연진
2020년 10월 22일 오전 9:5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2

엄마 배 속에서 두 번 태어난 아기.

제목만 보면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놀랍게도 실제 일어난 이야기다.

엄마 배 속에서 두 번 태어난 특별한 아기가 있다. 물론 현재 매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미국에 사는 여성 마가렛 뵈머(Margaret Boemer)는 병원에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YouTube ‘YTN 사이언스’

당시 그녀는 임신 16주차였는데, 초음파 검사 결과 배 속에 있는 태아의 건강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

의료진은 “태아의 꼬리뼈 쪽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태아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낙태 수술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태아가 건강하게 태어날 확률이 ‘제로’라고 판단했기 때문.

그렇게 엄마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한 의사가 “태아의 수술을 집도하겠다”고 나섰다.

YouTube ‘YTN 사이언스’

나이지리아 출신 의사 올루토예(Olutoye)였다. 그의 수술 계획은 이랬다. 제왕절개로 배 속에서 태아를 꺼낸 뒤, 재빨리 종양을 제거하고 다시 태아를 자궁 안으로 넣겠다는 것이다.

매우 위험한 수술이었다. 태아는 이제 고작 6개월 된 상태였다. 그러나 태아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수술을 시작한 의사는 제왕절개 후 종양 제거술을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20분.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는 정교하게 악성 종양을 제거한 뒤 다시 태아를 자궁 안에 넣고 봉합했다.

YouTube ‘YTN 사이언스’

세상에 잠시 나왔던 태아는 이후 3개월을 더 엄마 배 속에 있었고, 2016년 6월에 두 번째로 세상에 나왔다.

린(Lynee)이라는 이름의 이 아기는 3.4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으며, 현재까지 어떤 이상도 없이 잘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