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오진으로 멀쩡했던 아내가 출산한 지 일 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우성
2021년 02월 20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18

멀쩡한 상태로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아내는 일 년도 되지 않아 아이를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채 하늘로 떠났다.

남편은 한 의사의 오진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원인과 잘못을 가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6세 아내가 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공개됐다.

글쓴이는 “억울한 일이 있어 도움을 구하고자 글을 올린다”며 “아내가 첫 아이를 낳고 1년도 되지 않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글쓴이에 따르면 아내는 2020년 2월 17일 한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했고, 3월경 퇴원했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런데 두 달 후 갑자기 아내의 얼굴과 몸이 부었고, 같은 병원에 입원하여 3주간 검사를 받았다.

A 교수는 혈액암 초기라고 진단하며 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부부를 안심시켰다.

글쓴이는 “유명 교수인 A 교수를 전적으로 신뢰했다”며 “아내는 2020년 5월부터 1차, 2차 항암주사를 맞았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A교수는 글쓴이의 생각과 다르게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걱정하는 글쓴이에게 신약 항암주사를 추천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회당 600만 원에 달하는 항암주사였다. 달리 선택지가 없었던 글쓴이는 A교수의 말을 따랐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아내는 신약 항암주사를 2회 맞았다. 얼마 후 A교수는 상태가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2회 더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글쓴이는 “이때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코로나19와 전공의파업으로 바꿀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당시 아내는 보기에도 안타까울 만큼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당시 아내는 몸무게가 37kg까지 빠졌고, 혼자서 걷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A교수는 계속해서 신약 치료를 권유했다.

아내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한 글쓴이는 다른 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는 “젊은 사람이 어떻게 상태가 이렇게 안 좋아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젊은 사람이 무슨 돈이 있어 그런 비싸고 효과도 없는 주사를 4회나 맞았나”라고 오히려 물었다.

2020년 10월 30일 아내는 병원을 옮겨 처음부터 다시 검사를 받았고, 혈액암이 아닌 만성 활성형 EB바이러스 감염증 및 거대세포바이러스라고 다른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아내의 건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글쓴이는 “병원에서 말하길 아내가 너무 안 좋은 상태로 왔고, 기존 항암치료 또는 어떤 이유로 인해 면역력이 깨졌으므로 치료방법이 없다고 말했다”며 “체력이 좋아지면 모르나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액내과 교수님이 저한테 하신 말 중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꼴 같다고 라고 하신 말씀을 잊을 수 없다”며 “아내는 아이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2021년 1월 14일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글쓴이는 국민 청원에 사연을 공개하고 원인과 잘못을 가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2400만원에 달하는 주사비를 포함한 수천만 원의 병원비로 가정은 파탄 위기”라며 “앞으로 혼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걱정”이라며 한탄했다.

이어 “A교수는 오진이 아니었다는 말만 반복하며 소송하고 싶으면 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병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본원 의료진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국제보건기구 WHO 분류에 따라 ‘악성림프종(혈액암)’으로 명확히 진단했다”며 “이후 표준 진료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진료 및 치료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본원 의료진은 치료 기간 내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받은 약제 조합만을 투여했다”며 “마지막에 사용한 고가 약제 역시 임상 시험약이 아니라 해당 림프종 치료에 승인받은 항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