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사당 습격 당시 숨진 경찰, 사인은 자연사…부검결과

이은주
2021년 04월 20일 오전 10: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0일 오후 4:46

지난 1월 6일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하루 만에 순직한 경찰관 브라이언 시크닉(42)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사인은 뇌졸중 자연사로 밝혀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일부 추측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워싱턴DC 수석 검시관 프란시스코 디아즈는 19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시크닉이 의사당 난입 사건 다음 날인 7일 두 차례 뇌졸중을 겪고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검시관에 따르면 시크닉은 7일 사무실에 복귀해서 쓰러진 뒤 몇 시간 만에 사망했다. 이날 시크닉은 뇌관에 두 차례 뇌졸중이 발생했는데, 동맥의 혈전생성(혈액응고)으로 인한 것이었다.   

시크닉이 생전에 뇌졸중 관련 지병을 앓고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디아즈는 난동 진압에 투입됐던 시크닉이 난입자가 뿌린 화학 스프레이에 이상반응을 겪지 않았고, 외상과 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상황이 시크닉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5일 의사당 난동에 가담한 남성 2명이 시크닉에게 화학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출신 줄리안 엘리 케이터(32)와 웨스트 버지니아 출신 조지 피에르 타니오스(39) 등 남성 2명은 의사당에 난입해 화학 스프레이로 경찰관을 공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현장에 촬영된 영상에서 이들의 발언을 토대로 해당 스프레이가 곰 등 야생동물에 습격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비살상 곰 퇴치용 스프레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케이터가 시크닉 등 경찰관들에게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시크닉의 사인이 뇌졸중으로 밝혀지면서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난입 사태 당시 제프리 로젠 법무장관 대행은 “시크닉이 의사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사망했다”면서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의사당 경찰은 시크닉이 “시위대와 교전 중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난동 사건 이틀 뒤인 8일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몇몇 언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크닉이 친(親)트럼프 시위대에 구타를 당해 숨졌다”고 보도했고, 이 기사는 민주당 주도로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재판에서 인용됐다. 

이후 NYT는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정정보도를 냈지만, 이미 트럼프 탄핵안이 부결된 후였다. 

이와 관련, 시크닉의 어머니 글래디스 시크닉은 지난 2월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머리를 맞지 않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 같지만 확실하게 아는 건 없다”고 주장해 시크닉의 구타 사망설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번 부검 결과와 관련해 워싱턴DC 검시국에 논평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