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송하다가 ‘접촉사고’ 낸 119구조대원 그냥 보내준 아반떼 차주

김연진
2020년 05월 13일 오전 10: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4

평화롭던 오전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피해 차주는 가해 차주에게 “괜찮다. 신경쓰지 말라”며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아침에 교통사고를 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119구급대 운전원이라고 밝힌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 시민이 3층에서 추락해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우선 환자를 응급처치한 뒤, 급히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A씨는 운전대를 잡았다.

그렇게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던 A씨의 구급차가 교통사고를 냈다.

A씨는 “당시 상황이 급박해 사이드미러만 보고 후진했는데, 뒤에 있던 아반떼 차량을 못 보고 그대로 추돌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구급차에서 내려 아반떼 차주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의 아내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후 A씨는 아반떼 차주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환자의 생명이 위태롭다. 환자 이송 후 바로 연락드리겠다”고 피해 차주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연락처를 넘기고 병원으로 달려 환자 이송을 마친 A씨. 곧바로 아반떼 차주에게 연락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고 처리해드릴 테니,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반떼 차주는 “괜찮다. 웬만하면 알아서 해결하겠다. 어차피 차를 바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정말 고생이 많으시다. 제가 감사하다”라며 “신경쓰지 말라”고 전했다.

A씨와 아반떼 차주가 주고받은 메시지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젊은 부부셨는데, 정말 고맙고 죄송해서 치킨 쿠폰이라도 보내드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얼마 전 이천 화재 현장에 다녀오기도 했고, 구급대 팀장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엄청 힘든 상태였는데… 정말 감사한 분을 만나서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해야겠다”라며 “세상엔 좋은 분들도 참 많네요”라고 사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