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뒷마당에서 발견된 기이한 천체

김윤호
2022년 01월 31일 오후 2:4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42

우주전파 지도를 작성하는 연구팀이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기이한 천체를 발견했다. 이 천체는 천문학자들이 이제까지 보아온 천체와는 달리 1시간에 3번씩 거대한 에너지 폭발을 일으킨다.

이를 발견한 연구팀은 초강력 자기장을 가진 특수한 중성자별이거나 백색왜성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이한 천체는 우주에서 회전하면서 20분에 1번씩 우리 시야를 가로지르는 방사선 빔을 방출한다. 이는 하늘에서 가장 밝은 전파원 중 하나이다.

호주 커틴대 국제전파천문학연구센터(ICRAR)의 나타샤 헐리-워커 박사(Natasha Hurley-Walker)가 이끄는 팀에서 이번 발견을 주도했다.

그는 “우리가 관찰하는 동안 이 물체는 몇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졌다”며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늘에서 이렇게 움직이는 물체는 없었기 때문에 천문학자에게는 좀 오싹한 일이었다. 또한 이 물체는 약 4000광년 떨어져 있어 은하의 뒷마당에 있는 것과 같이 우리와 매우 가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천체는 커틴대 학생 타이론 오도허티(Tyrone O’Doherty)가 호주 서부 오지에서 MWA 전파망원경과 그가 개발한 신기술을 이용해 발견했다.

현재 커틴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오도허티는 “지난해 내가 발견한 물체가 그렇게 특이한 천체로 밝혀졌다는 게 신난다”며 “MWA의 넓은 시야와 극도의 민감도는 전체 하늘을 측량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감지하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물체는 천문학자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를 ‘과도 천체’라고 부른다.

논문 공동 저자인 커틴대 젬마 앤더슨(Gemma Anderson) 박사는 “과도 천체를 연구하는 것은 거대한 별의 죽음이나 그 별이 남긴 잔해의 활동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 천체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초신성같이 ‘느린 과도 천체’는 며칠 안에 나타나고 몇 달 후에 사라질 수 있다. 펄서(Pulsar)라고 불리는 일종의 중성자별 같은 ‘빠른 과도 천체’는 밀리초 또는 몇 초 내에 깜박거린다.

하지만 앤더슨 박사는 1분 동안 지속되는 과도 천체는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신비한 천체가 매우 밝고 태양보다 작으며 고도로 편광된 전파를 방출해, 해당 천체가 극도로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헐리-워커 박사는 관측 결과가 현재 이론적인 예측으로만 존재하는 ‘초장주기 마그네타(magnetar)’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천천히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밝을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별을 직접 감지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건 우리가 이전에 본 어떤 물체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기 에너지를 전파로 변환한다”고 말했다.

헐리-워커 박사는 현재 MWA 망원경으로 해당 전체가 다시 밝아지는지 감시하고 있다.

그는 “만약 그렇다면 남반구 및 위성 궤도에 있는 망원경이 이를 직접 가리킬 수 있다”고 말했다.

헐리-워커 박사는 MWA의 방대한 기록 보관소에서 이런 특이한 물체를 더 많이 찾을 계획이라며 “더 많은 탐지를 통해 이것이 드문 일회성 사건인지 우리가 예전에 알지 못했던 방대한 새로운 개체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WA 책임자인 스티븐 팅게이(Steven Tingay) 교수는 MWA 망원경은 서호주와 남아프리카에 설치되고 있는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인 ‘SKA(Square Kilometer Array)’의 전단계 장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천체를 찾고 세부 속성을 연구하는 핵심은 MWA가 포시 리서치 슈퍼컴퓨팅 센터에서 거의 10년 동안 생성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천체를 발견했을 때, 이런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건 천문학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MWA와 SKA가 향후 몇 년 안에 더 많은 관측 데이터를 발견할 것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새로운 연구에 대한 논문은 1월 26일 <네이처>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