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권서 공수 바뀐 한·중 관계…中 전랑외교 무력화

탕징위안(唐靖遠)
2023년 01월 17일 오전 11:24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최근 미국·일본·영국 3국이 대만해협 주변에 정치·군사력을 새로 배치하는 등 대중국 정책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들 3국이 대만해협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이나 장기적인 현상 유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고, 그래서 대만해협 위기 해소 전략의 초점을 외교적 노력에서 현실적인 군사 대응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외교적 노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초점은 분명히 바뀌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이들 3국만이 아니다. 지난 5년간 친중 행보를 보였던 한국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중 전략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제1도련선(중국의 가상 방어선)을 따라 구축된 대중국 포위망 중 가장 약한 고리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초래한 ‘나쁜 결과’ 중 하나다. 물론 한국이 중국 공산당에 ‘손쉬운’ 상대로 취급된 데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대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적잖게 작용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한 이후 이 약한 고리는 빠르게 보완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 8일 국경을 개방한 이후 한국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 검사·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입국자 한 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후 탈주해 지명수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당국은 “우리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발끈하며 한국과 일본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보복을 가했다. 특히 한국에는 “한국의 태도에 따라 비자 정책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한국은 중공 당국이 대응 조치를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강경 대응에 나섰다. 홍콩과 마카오에서 온 중국인 입국자도 일괄적으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날(10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현재 마련하고 있으며 그 후에 법령과 절차에 따라 초안 공람과 주민설명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라 현재 임시 작전 상태인 사드의 정식 배치를 위해 국방부가 계획한 절차가 이르면 3월 안에 종료될 것이라고 한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이는 중공의 뺨을 후려친 것도 모자라 발길질까지 한 셈이다.

주지하다시피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한국이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중공이 ‘한한령’으로 보복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중공에 무릎을 꿇고 굴욕적인 ‘3불1한’을 약속했다.

‘3불’ 정책은 한국이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불참한다는 것이고, ‘1한’은 기존에 배치한 사드 운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선진 주권국이 방어 레이더를 배치하는데 중국 공산당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의 윤석열 정부가 이 사드를 가지고 중국 공산당의 급소를 찌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받고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서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1991년 한반도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한 이후 한국 현직 대통령이 전술핵 배치와 자체 핵무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이 정부의 공식 정책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다.

누가 이 말에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까? 물론 북한 김정은이겠지만 중국 공산당도 털이 곤두섰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한국이 고작 사드 하나 배치했는데도 그처럼 펄쩍 뛰었는데, 이제 한국이 핵무장을 하겠다니 피가 거꾸로 솟지 않겠는가?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였다. 중국 공산당은 발끈하기는커녕 몸을 사렸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망(環球網) 등은 앞서 게재한 “한국이 사드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경고한 기사도 슬그머니 삭제했다.

이것이 중국공산당의 진정한 특색이다. 유심히 관찰하면 중국공산당의 외교는 통상 작은 일에는 펄쩍 뛰며 죽일 듯 덤비지만, 막상 일이 심각해지면 오히려 목소리를 낮추고 사태를 유야무야 처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서방 강대국을 순방하며 군사적 협력해 나섰고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입도 뻥긋 못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는 중국 공산당의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 사드 추가 배치를 진행하고 핵무장까지 언급하는데도 중국 외교부는 예의 그 ‘이빨’을 드러내지 않았다. 단지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가 약속했던 이른바 사드 3불 정책을 지켜야 한다”며 “이웃 나라의 안보와 관련한 중대하고도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계속해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며 근본적인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표명했을 뿐이다.

목을 죄는 한한령도 사라졌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벌이지 않았다. 언제 사용해도 효과 만점이었던 필살기가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 양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경제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중국 시장에 뛰어들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역으로 중국 공산당이 외자 이탈을 만류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시대가 됐다.

30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불과 3년 만에 공수(攻守)가 뒤바뀐 것이다.

살기등등하던 중국 공산당의 위세는 지금 중국의 고사 ‘검려기궁(黔驢技窮·쥐꼬리만 한 기량마저 바닥이 난 형국)’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할 만하다.

중국 검주(黔州·귀주성의 별명)에는 당나귀가 없었는데 어떤 사람이 당나귀를 끌고 와 산 아래서 길렀다.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우렁찬 이 낯선 동물을 본 호랑이가 혹시 산신령이 아닐까 두려워 가까이 가질 못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이 당나귀가 큰 소리를 내고 뒷발질하는 것 외엔 별 재주가 없음을 알고 달려들어 잡아먹었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제 중국 내에서는 백지운동과 불꽃혁명 등 민중 운동이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다. 공산당에 가졌던 두려움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도 중국 공산당을 자극할까 봐 조심하던 단계를 빠르게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공산당의 전랑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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