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中, 대만 공격 시 한국은 北 도발 대응이 최우선”

한동훈
2022년 09월 26일 오전 11:14 업데이트: 2022년 09월 26일 오전 11:14

CNN 인터뷰서 “미국 지원하겠냐”는 질문에 우회 답변
정치 입문한 이유 질문받자 , 한미동맹 당위성 언급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북한 역시 도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것이 (한국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NN 시사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만 방어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을 지원할 것인지에 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한반도 정세 변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 인터뷰는 윤 대통령이 제77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 뉴욕을 찾은 지난 21일 진행됐다.

앞서 지난 18일 방영된 CBS 인터뷰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방어할 것이라 말한 지 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미국이 대만 분쟁에 대응하기 전 한반도 방위 공약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후속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만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중 어느 게 더 우선하는지 고르기는… (미국 입장에서) 아마 쉽지 않을 것… 두 가지 다 미국에서는 지켜야 할 어떤 가치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나 대만 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 세계의 관심은 아무래도 현실적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이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중국이 항공기를 띄워 현실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대만해협에 쏠려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핵 위협이 가장 심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한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데 관해 “국회의장 초청으로 방문한 미 하원의장을 휴가 중인 대통령이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내린 결론이, 펠로시 의장뿐만 아니라 동행한 6명의 하원의원과 내실 있는 통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 해서 상당 시간 통화했으며, 펠로시 의장도 이런 개인 휴가의 중요성을 알고 전화상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검찰에 오래 몸담았던 윤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법률가인 제가 정치를 하게 된 것은 한국 정치와 그 인프라 근저에 그런 가치지향적인, 법치와 자유, 시장경제, 민주주의와 대한 믿음과 같은 것이 너무 추락했기에 바로 세워야 되겠다는 마음에서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답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유를 답변하기 전, 윤 대통령은 “에둘러서 얘기하겠다”며 잠시 한미동맹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안보동맹은 이제 경제동맹, 첨단기술동맹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해 한미 간에 여러 측면에서 과거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관계가) 발전되고 있고 앞으로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미국 과학기술이 최첨단이기 때문에 미국과 손잡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이롭다고 하고, 군인도 미 군사력이 세계 최강이어서 미국과 손잡아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미국의 이런 사회적·법적 시스템을 우리가 받아들이고 근접해가는 것이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으로서 세계 최강 국가와 손잡아야 할 당위성, 미국의 사회적·법적 시스템 수용이 가져올 국익에 대한 기대 등이 대선에 뛰어든 배경이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