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중국 정권에 비판적인 댓글 자동 삭제

캐시 허
2020년 05월 19일 오전 10:06 업데이트: 2020년 05월 20일 오후 12:50

유튜브가 특정 중국어 단어가 들어간 댓글을 자동삭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로 중국 공산당을 비판할 때 쓰이는 단어들이다.

이에 따르면 ‘공산당 도적’이라는 뜻의 ‘궁페이’(共匪·공비)라는 단어를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입력하면 몇 초안에 삭제된다.

해당 삭제 작업이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온라인 댓글부대를 가리키는 ‘우마오(五毛黨)’ 등도 삭제 대상 단어다.

실제로 에포크타임스에서 일부 유튜브 채널의 몇몇 영상에 댓글로 ‘궁페이’와 ‘우마오’가 들어간 문장을 여러 차례 테스트했더니 약 20초 만에 댓글이 삭제되는 동일한 결과가 반복됐다.

해당 현상에 관해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구글 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에서 중국어 블로그와 트위터를 운영하며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온 중국계 미국인 제니퍼 정이 제기했다.

그녀는 다른 사용자가 댓글이 삭제되는 것을 시험하는 영상도 올렸는데, 마찬가지로 같은 현상이 관측됐다.

구글, 중국 공산당 검열 수용·기술개발 지원

구글은 2010년 중국 공산당의 검열에 반발하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2018년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중국 공산당에 협조하기 시작해 이후 계속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구글은 같은 해 중국 명문 칭화대의 인공지능(AI) 연구팀과 협력해 왔다. 칭화대 AI 연구팀은 공산당 산하 군대인 인민해방군을 위해 AI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한 구글은 중국 공산당에서 요청하는 대로 검열기능을 갖춘 중국용 검색엔진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개발하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국 인터넷 언론 ‘디인터셉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드래곤플라이가 사용자의 검색 이력을 전화번호와 연결해, 중국 정권이 반체제 인사들을 쉽게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탑재됐다고 전했다.

이후 미국 의회와 인권 운동가, 구글 직원들까지 나서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드래곤플라이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됐으나, 2019년 초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중국은 왜 검열에 목매나…인권유린 은폐 목적

국제 시민단체에 따르면, 중국은 인권탄압이 가장 심각한 국가의 하나다.

지난 2006년 한 내부고발자의 폭로에 의해 중국에서 수십만 명 규모의 양심수를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해 이식용으로 판매하는 대규모 범죄가 이뤄지고 있음이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이후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의 국제 비정부기관인 ‘독립시민법정’(Independent People’s Tribunal)은 18개월간의 조사 끝에 중국에서 국가적 차원의 강제 장기수확이 수년간 중대한 규모로 진행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결론 내렸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에서 이런 범죄가 20년 가까이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가 철저하고 정교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이다.

2015년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수백만 명의 인력이 직접 온라인 콘텐츠를 감시·삭제하고 정권의 지시에 따라 정권이나 체제를 찬양하고 특정 개인·집단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다.

중국 정권은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에 민주주의·인권운동·기독교·파룬궁·위구르족과 그에 대한 억압 등 ‘민감한 주제’를 검열하도록 요구한다. 또한 기업은 중국에 있는 모든 정보를 정권과 공유해야 한다.

앞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 회사가 수년간 중국에 투자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