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신장 인권보고서 발표 앞두고 엄청난 압력”

한동훈
2022년 08월 29일 오전 9:57 업데이트: 2022년 08월 29일 오후 3:27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이사회 최고대표는 중국 신장위구르족 인권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15일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통해 “그동안 약 40개국에서 신장 위구르족 인권 보고서를 폐기하라는 공식 서한을 받았다”면서 “그러한 압력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칠레 대통령 출신인 바첼레트 최고대표는 그간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월 중국 신장 방문 이후 인권보고서 공개에 관해 명확한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바첼레트 대표는 “퇴임 전까지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유엔인권이사회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금까지 보고서를 당장 발간하라거나 발간하지 말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압력 때문에 더 빨리 보고서를 발간하거나 발간을 늦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보고서 공개가 지연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방중 이후로 얻은 새로운 정보를 통합하고 중국에서 건너온 자료들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중국 신장 위구르족 인권 보고서는 지난 3년간 작성됐고 지난 수개월 동안 공개하기로 약속됐지만, 분명치 않은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산당이 신장 서부지역에서 대규모 강제 노동 등의 방식으로 주로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박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 대부분이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이번 박해가 종교 탄압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강제 노동뿐만 아니라 고문, 대량 학살도 저질렀다.

국제 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소피 리처드슨 중국인권국장은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지역 인권 조사에 관해 “중국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규모를 감안할 때 비참할 정도로 불충분했다”며 공개를 촉구했다.

유엔주재 미국 인권 대사 미셸 테일러 역시 “세계는 이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직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보고서 공개를 요구했다.

중국 공산당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침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 채널을 통해 유엔인권이사회에 압력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7월 여러 외교관을 통해 진본임을 확인한 외교문건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바첼레트 대표에게 신장 위구르족 인권 보고서를 폐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권보호네트워크(CHRD)’의 르네 시아 국장은 “보고서 공개가 미뤄질수록 내용이 치부를 가리는 쪽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바첼레트 대표는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70세인 바첼레트는 은퇴 후 고국인 칠레에 머물 예정이다.

후임에는 여러 인사들이 지원했지만, 아직 지명된 인물은 없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뉴욕유엔총회에서 후임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