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결의안’ 17년 연속 통과

이윤정
2021년 12월 17일 오후 4:08 업데이트: 2021년 12월 17일 오후 5:38

한국, 3년 연속 공동제안국 불참
올해 결의안 미송환 전쟁포로·백신 접종 협력 추가

유엔이 ‘북한인권결의안’을 17년 연속 통과시켰다.

유엔총회는 12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본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인권결의안은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 동의)’ 방식으로 채택됐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자유 민주주의 진영 60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EU는 2005년부터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을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해 왔다.

한국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 선언 등을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불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은 컨센서스에 동참은 하되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는 형식으로 소극적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앞서 지난 11월 17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인권 문제 담당)가 2021년도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고, 결의안은 12월 유엔 총회에 상정됐다. 결의안 내용은 △북한의 고문·성폭력·자의적 구금 △정치범 수용소 문제 △납치 문제 △강제 송환 탈북자 처우 개선△ 표현·종교·집회 자유 제약 문제 지적 등 기존 결의안 문구와 대동소이하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여 심리하는 방안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독려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인권 유린에 가장 책임 있는 자’를 지목하여 추가 제재 고려를 권고한다”고 적시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결의안에 포함돼 온 해당 문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추가된 내용 중 주목할 점은 “미송환 전쟁 포로와 그 후손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우려한다”는 문구가 최초로 삽입된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도 담겼다. 결의안은 “코백스(COVAX·코로나19 백신 공동 분배 글로벌 프로젝트) 등과 협력하고 적절한 시기에 북한 내 백신 전달, 접종이 이뤄지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북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총회에 결의안이 상정된 당일, 김성 주(駐)유엔 북한 대사는 공개 발언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은 “EU와 미국 등 적대 세력이 추진한 이중 잣대와 적대 정책의 산물”이라고 비난하며 “북한에는 인권 침해가 없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