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나토 정상, 이란에 “폭력 자제, 핵합의 존중” 촉구

엘라 키에틀린스카(Ella Kietlinska)
2020년 01월 8일 오후 6:26 업데이트: 2020년 01월 8일 오후 6:26

프랑스·독일·영국의 3개국 정상이 최근 이라크 의회가 외국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연합군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자 이에 대해 수년간의 노력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미국에 의해 폭사한 카셈 솔레이마니의 부정적인 행적을 강조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6일(이하 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에 더 이상 폭력적 행동을 자제하고 2015년 ‘핵 합의’ 규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3국 정상은 또한 이라크 안정을 위한 수년간의 노력이 새로운 위험에 처해졌다며 “현재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의 사이클은 중단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극단적인 수니파 이슬람 테러단체인 ISIS 격퇴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것(ISIS 격퇴)은 여전히 최우선 과제며, 이런 이유로 연합군은 유지돼야 한다. 우리는 이라크 당국에 연합군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유지하기를 촉구한다.”

나아가 3국 정상은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고 지역의 안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와 접촉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프랑스는 동맹국들과 연대할 것이며, 이란은 파괴적인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전한 사실을 유럽 연합(EU) 전문매체 유렉티브가 보도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50마일(250km) 떨어진 이라크 중수로 2차 회로에서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는 가운데 관리들과 기자들이 방문했다. | 2019.12.23. Atomic Energy Organization of Iran via AP=연합뉴스

이란 핵 협정

2015년 체결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서명국이며 ‘E3’으로 불리는 프·독·영  3개국은 이란에 협의 규정과 일치하지 않는 모든 조치를 되돌리라고 촉구했다.

이는 이란 정부가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핵합의 약속을 더 이상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이란 정부는 지난 5일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 “이란은 우라늄 생산을 위한 연구와 확장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미국이 자국에 가한 제재를 철회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2018년 미국은 이란 핵 협상에서 탈퇴했고, 2015년 핵 합의로 해제됐던 제재를 다시 엄격하게 가했다.

EU 또한 중동의 긴장 고조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제프 보렐 EU 외교 안보 정책 대표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에게 중동지역의 긴장을 완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보렐 대표는 이란 외교장관에게 2015년 핵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나머지 참가국들과 지속적으로 조율하는 중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 논의하기 위해 자리프 장관을 브뤼셀에 초청했다.

이라크 나시리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 중 시위대에 의한 횃불에 휩싸여 불타고 있는 인민동원군 본부. 2020. 1. 5. | Stringer/Reuters=연합뉴스

중동의 안정을 위해

이라크 내에서 일어난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의 폭사 사건 이후, 이라크는 이란과 미국의 양국 관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유렉티브에 따르면 대부분의 무장테러단체가 속한 시아파 무슬림계의 국회의원들은 외국군 철수를 지지했고, 수니파 무슬림계와 쿠르드계 의원들은 미군을 철수시킨다면 안보에 위협이 따를 것이라고 결의안을 반대했다.

이 결의안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 뉴스에서 “미국이 이라크 주권을 지지해 왔으며, 우리는 이라크 국민을 위해 테러 위협에 맞서 왔다”고 항변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영국 허트포드 그로브 호텔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9. 12. 4. | Leon Neal/Getty Images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중동의 현재 긴장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이라크에서 나토 연합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정부의 초청으로 ISIS 격퇴를 위해 나토 연합군이 이라크에서 연합 훈련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군대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 훈련이 중단됐었다.

또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 회원국들에 중동 테러단체들을 지원해온 이란의 소행을 비판해 줄 것을 촉구하며, 이란에 핵 합의 복귀를 요구하는 동시에 핵 개발 움직임을 자세히 감시하자고 결의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리는 국제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단호하게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