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70만원에 중공에 충성 서약한 대만 장교 징역 7년 6개월

최창근
2023년 02월 27일 오전 6:36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08

월 170만 원에 조국을 배신한 대만군 장교에게 징역 7년 6개월 판결이 내려졌다.

2월 26일, ‘연합보’, 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들은 매월 4만 신대만달러(NTD)를 받는 대가로 중국 공산당에 충성 맹세를 한 샹더언(向德恩) 상교(대령)가 가오슝(高雄)지방법원에서 징역 7년 6개월, 공민권 박탈 4년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가오슝지방검찰서는 샹더언을 뇌물수수죄 등으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020년 1월, 육군 보병훈련지휘부 작전연구발전실 주임(실장)으로 근무하던 샹더은은 중국 스파이에게 포섭되어 이른바 ‘항복 서약서’에 서명했다. 서약서 내용은 만약 양안 전쟁이 발발한다면 조국(중국)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그 대가로 매달 4만 신대만달러씩 총 56만 신대만달러의 ‘내응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빙 사진 등을 통해 공개된 자필 서약서에서 샹더언은 “이 자리에서 양안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조국에 충성을 맹세하며, 양안 간 전쟁이 일어나면 나의 현 직위에서 최선을 다해 조국(중국)을 위해 힘쓰고 평화통일의 영광스러운 사명을 완수할 것입니다.”라고 서약했다.

대만 검찰은 샹더언이 작성한 서약서 내용 중 ‘조국’이 중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샹더언 샹교가 중국을 위해 장기간 스파이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샹더언을 포섭한 당사자는 예비역 장교 샤오웨이창(邵維強)으로 알려졌다. 샤오웨이창은 중위로 퇴역한 후 1993년부터 대만 국방부가 대주주로 있던 지상파 방송 중국방송공사(中國電視公司·CTS) 진먼(金門)섬 주재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2019년 퇴직 때까지 CTS, 중국시보그룹(中國時報集團) 등 미디어 기업 간부로 활동하며 간첩으로 활약했다. 샤오웨이창은 중국과 접경지역 진먼(金門)현 양안경제무역문화관광발전협회 이사장 직함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인 대상 여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군 선배’로서 샹더언에게 접근한 샤오웨이창은 2019년 당시 육군 기갑여단인 제564여단(旅團) 부여단장(상교)이던 샹더언을 포섭하는 데 성공하여 이듬해 ‘충성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검찰 공소장에 명시됐다. 이후 샹더언은 군 전략 수립 부서로 전근됐다.

샤오웨이창은 2011년 지인의 결혼 피로연에 참석해 샹더언을 만났고, 2018년 샤오웨이창은 샹더언이 이혼으로 기분이 가라앉아 제대할 생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관심의 표시로 제대하지 말라고 설득해 공첩(公諜·공작원)으로 흡수하고 시진핑과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주장해 앞으로 승진할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미끼로 삼았다.

가오슝지방검찰서 공소장에 따르면, 샹더언과 샤오웨이창이 최초로 접촉한 시점과 장소는 2011년 지인의 결혼 피로연 연회장이었다. 그러다 2018년 이혼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샹더언은 전역을 결심했으나 샤오웨이창이 이를 만류했다. 샤오웨이창은 자신과 중국 고위층의 친분을 과시하며 간첩으로 활동할 경우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중국 측 정보 제공을 통해 승진에도 유리하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대만 국방부는 샹더언 상교의 간첩행위 혐의와 관련해 “대만군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정보 수집 활동 등이 얼마나 심각한 위협인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라면서 장교에서 사병까지 철저한 방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