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의원 “대통령 당선되면 불법 국경통과 합법화할 것” 거듭 확인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19년 08월 1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4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민주당) 상원의원이 내년 대선에 당선되면 불법 국경통과를 합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2차 TV토론에서 후보자들은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격론을 펼쳤다.

워런은 “불법입국을 범죄로 규정하는 게 전혀 필요 없다고 했다. 왜 그런가?”라는 CNN 사회자 다나 배시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다.

워런은 “형사처벌이 가해지면, 도널드 트럼프에게 부모로부터 아이를 뺏을 권한을 주어지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워런은 “그러면 트럼프에게 국경을 차단한 능력을 주게 된다. 우리는 국경보안을 유지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편한 대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 직접 국경에 가봤다. 어머니와 갇혀있는 아기들을 봤다.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나라를 이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말을 가로막으며 “분명히 해두자. 당신은 불법입국을 합법화할 것인가?”라고 묻자, 워런은 “그렇다(Yes)”라고 확인했다.

민주당 2020 대선 후보 로 나선 의원들이 디트로이트 미시간 폭스 극장 민주당 대선 토론 무대에 올랐다. 2019년 7월 30일.(Justin Sullivan/Getty Images)

워런은 “요점은 범죄화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에게 가족을 헤어지게 할 도구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합법화가 하나의 해결책이라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이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불법입국 합법화에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27%였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민주당 지지자 47%, 무소속 68%, 공화당 지지자 87%로 나타났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 역시 수천 마일을 걸어온 여성과 어린이를 범죄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불법입국 합법화에 동의했다.

하지만 팀 라이언 하원의원(오하이오),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텍사스), 스티브 블록 몬태나 주지사는 불법입국을 합법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원은 “지금 이 나라에 오기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초인종은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폭스극장에서 CNN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 첫날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존 히컨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 2019.7.30 | AP Photo/Paul Sancya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이곳에 온 사람들이 우리 법률을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형사상 기소권이 있다”며 이민정책을 충분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스티브 블록 몬태나 주지사는 “(불법입국 합법화를 추진하다가) 도널드 트럼프의 손에 놀아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대선후보 경선 참가자 10명 중 9명은 지난달 MSNBC 토론회에서 불법입국을 합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샌더스 의원,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키얼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에릭 스왈웰(캘리포니아), 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 사업가 앤드루, 작가 마리안 윌리엄슨,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은 불법입국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거수한 바 있다.

손을 들지 않은 인물은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뿐이었다.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차 TV토론 참석자들. 왼쪽부터 빌 더 블라지오, 팀 라이언, 훌리안 카스트로, 코리 부커, 엘리자베스 워런, 베토 오로크, 에이미 클로버샤, 털시 개버드, 제이 인즐리, 존 델라니. 2019.6.26 | Jim Watson / AFP / Getty Images)

하지만, 이날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은 불법입국 합법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라 해도, 불법입국은 여전히 불법이다”라고 거듭 확인했다.

이에 사회자가 지난달 부티지지 시장이 불법입국 합법화에 찬성했던 것을 언급하자, 부티지지 시장은 “사기죄에 연루되면 형사법을 따라야 한다. 아니라면 민법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후보자들은 의료보험 확대적용 대상에 불법이민자를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받았다.

샌더스는 의료보험을 “인간의 권리”로 간주한다며 불법이민자도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원은 미국인들은 자신의 의료보험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며 불법이민자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