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 당시 맨발로 대피한 임산부에게 코트와 신발을 건넨 이웃을 찾습니다”

이현주
2020년 10월 16일 오전 9:3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6

“맨발로 대피한 주민에게 신발과 코트를 건넨 이웃을 찾습니다.”

지난 8일 울산에 있는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안은 불길과 검은 연기, 탈출을 시도하는 주민들의 비명이 뒤섞여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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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임산부 차 모 씨는 5개월 된 아기를 안고 급히 뛰쳐나왔다.

남편이 화재 상황을 살피기 위해 밖으로 나간 지 2분도 채 안 돼 불길이 거실까지 들어온 것이다.

현관문을 열고 나오니 이미 건물 안은 연기와 불길로 가득했다.

아기라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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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정신없이 내려가던 중 같이 대피하던 사람은 정신 차리라고 물수건을 선뜻 내주기도 했다.

다행히 중간에 소방관을 만난 차 씨는 아기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놀랍고 겁에 질려 있던 차 씨는 아이를 구급차에 태워 보낸 뒤에야 자신이 잠옷바람에 맨발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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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태로 서 있던 차 씨에 한 주민이 신발이랑 코트를 차 씨에게 주고 사라졌다.

당시 경황이 없었던 차 씨는 신발을 건넨 사람이 여성이라는 것만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화재 후 며칠이 지났지만 차 씨는 코트와 신발을 줬던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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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씨는 지인의 힘을 빌려 지난 12일 울산지역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선행해주신 분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올린 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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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소식을 듣고 아기 옷이나 젖병 심지어 보행기까지 보내주기도 했다.

차 씨는 코트와 신발을 준 사람을 만나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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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눈물 날 것 같아요”

“정말 살만한 세상이다라는 것도 느껴지고 저희 아기도 선행하면서 도움줄 수 있는 아기로 키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