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로 한복판에 웬 소가? 2시간 동안 진땀뺀 포획 소동

이현주
2020년 06월 2일 오전 11:0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5
울산북부소방서 제공

울산에서 암소 한 마리가 도로와 주택가를 활보하면서 광란의 ‘탈주극’을 벌여 화제다.

이 소가 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연장되기도 했다.

1일 울산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구 달천농공단지 인근 도로에서 소 1마리가 날뛰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유튜브 영상 캡쳐/울산북부소방서 제공

신고자는 소의 주인 A(71)씨의 아들이었다. A씨는 이날 오전 경주 한 우시장에서 몸무게는 600㎏ 정도 되는 암소 한마리 등 소 3마리를 사왔다. 이날 A씨가 소를 싣고온 차에서 소를 내리려던 중 문제의 암소 1마리가 흥분해 A씨를 들이받고 도망친 것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소가 왕복 6차선 도로를 따라 흥분된 모습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발견했다.

4명이 소에게 다가가자 소가 들이받을 듯한 동작을 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구조대와 경찰에 연락하고 주민들에게 안내방송을 하면서 소를 도로 옆쪽으로 몰았다.

울산북부소방서 제공

이후 구조대원들이 쏜 마취총 3대를 맞고도 계속 거리를 활보하던 소는 마취총 3대를 더 맞고서야 결국 쓰러졌다. 소 포획에 나선 시간은 인근 초등학교 하교 시간과 겹쳐 소방대원들은 학교 측에 하교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해당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평소보다 1시간 가량 늦게 하교했다.

울산시소방본부는 소가 차에서 달아나는 과정에 신고자 등 주민 2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울산 북구 농수산과 관계자는 “온순하다고 알려진 소지만 날뛰는 소들도 간혹 있고, 흥분한 상황에선 위험할 수 있다”며 “소를 구입한 뒤 차에서 내릴 때 부주의가 있으면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소들도 먼 길을 이동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데다가 아마도 내리는 과정이 겁이나서 더 흥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