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소신발언했던 홍콩배우 황추성 “대만 이민 준비 중”

류지윤
2020년 05월 15일 오후 5:51 업데이트: 2020년 05월 17일 오후 9:30

(타이베이=에포크타임스) 류지윤 통신원 = 홍콩 인기배우 황추성이 “대만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네티즌들은 열렬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지난 12일 황추성(黃秋生·58·황추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만에 있다. 14일 격리기간이다.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글과 붓글씨를 연습한 사진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짧은 시간에 수백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황추성은 적잖은 댓글에 답글을 달며 팬들과 소통했다.

홍콩 배우 황추성이 대만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페이스북 캡처

한 팬이 “대만으로 이민하세요”라는 댓글을 쓰자, 황추성은 “준비 중”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이 답글에는 당일에만 1천개 가까운 ‘좋아요’가 달리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또 다른 홍콩 배우인 두원쩌(杜汶澤·49·두문택)를 함께 초대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대만으로 이민하세요”라는 팬 댓글에 “준비 중”이라고 답한 황추성 | 페이스북 화면 캡처

영화 ‘무간도’에서 경찰국장 역 등 다수의 홍콩 영화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활약해온 황추성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소신발언으로 홍콩 영화계 안팎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폐렴(중공 바이러스)의 명칭을 코로나19(COVID-19)로 결정하자 “홍콩무좀은 대륙무좀으로 부르고, 스페인독감은 강대국독감으로 불러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WHO가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이었다.

무좀을 중국어로는 ‘샹강자오’(香港脚·홍콩발)라고 한다. 영국 군인들이 덥고 습한 홍콩 날씨에 무좀으로 고생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에만 있는 병이 아닌데도 지역명이 들어갔다.

황추성은 지난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를 지지하고 경찰의 폭력 진압을 반대하는 발언으로 중국 공산당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앞서 지난 2013년에는 중국 고전읽기를 위해 “간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문화대혁명 등으로 전통문화를 말살해온 중국 공산당의 약점을 찌른 바 있다.

그후 중국과 홍콩 영화계에서 캐스팅 제의가 끊긴 황추성은 비주류영화나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좋은 연기로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수상소감으로 “인간은 격이 없으면 사회에서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