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법원, 우크라 공산당 해산 판결…중국 공산당은 침묵

알렉스 우
2022년 07월 13일 오후 7:10 업데이트: 2022년 07월 13일 오후 7:30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법원이 최근 결심공판에서 ‘우크라이나 공산당(KPU)’의 활동을 영구 금지하고 재산을 몰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정이 공산주의 사상과 현재 진행 중인 극좌 정당의 위험성에 대해 세계 각국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해산 조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시의 제8 행정법원은 “본 법원은 우크라이아 법무부의 주장과 합치되는 판결을 내렸다”며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활동은 금지됐고 보유하고 있는 자금, 부동산, 조직 등 모든 유무형의 자산은 국가에 몰수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중국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는 리위안화(李元華) 전 베이징수도사범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법원의 우크라이나 공산당 해산 판결은 중국 공산당에 큰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자신감에는 중국 공산당의 지지도 작용했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회는 공산당의 위험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을 것”이라고 이번 판결의 배경을 분석했다.

리요탄(李酉潭) 대만 정치대 교수는 이번 우크라이나 법원 판결에 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친러 성향의 좌파 정당 활동을 금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법원이 공산당의 활동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국제 민주주의 세력의 각성”이라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공산주의 세력의 위험성이 부쩍 높아졌다”며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피해를 입힌 점, 중국 공산당의 홍콩 탄압, 대만 침공 위협,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영유권 주장과 군사행동 등을 꼽았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며, 중국 공산당과 함께 일본 인근 해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모두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기반을 둔 현 국제질서를 훼손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법원은 공산세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결의를 나타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독재가 결코 공존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구소련 남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1991년 9월 21일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초상화가 그려진 현수막을 도끼로 찢고 있다. | Anatoly Sapronenkov/AFP/Getty Images=연합뉴스

리위안화 교수는 “우크라이나 법원은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자산을 몰수해 국고에 귀속시켰다. 우크라이나 공산당은 구소련 공산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구소련 공산당에 빼앗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재산을 국민에게 다시 돌려 준 결정”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리 교수는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통치를 겪은 국가는 공산주의 이념의 위험과 해악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 과거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공산주의 독소 제거에 많은 힘을 기울여왔다. 이번에 우크라이나의 합류를 반갑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세력이 크진 않지만, 이번 사건은 중국 공산당에 경종을 울렸을 것”이라며 “중국은 괜히 비난했다가 자국 여론에 영향을 줄까 봐 잠자코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산당은 구소련의 연방국이자 우크라이나의 전신인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집권당이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다. 1991년 8월 30일, 우크라이나 의회(베르호브나 라다·우크라이나 최고 위원회)는 우크라이나 공산당과 관련된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헌법재판소는 2001년 12월에 이 법안을 무효화하며 우크라이나 공산당에 걸린 족쇄를 풀어줬다.

2015년 4월 우크라이나 의회는 공산주의와 나치 독재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정당해체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위반한 개인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조직 구성원에게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면서 우크라이나 공산당을 압박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크라이나 공산당은 지난 2015년 7월 이후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고사 상태에 처했다가 이번에 해산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