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theepochtimes.com | SHENYUN.COM 가까운 공연장을 찾으세요 공유공유
모두와 공유하세요!
close

“우린 환상의 커플”

2008년 02월 29일
▲ 신운예술단 사회자 (좌) 남창희 (우) 켈리.@대기원

[대기원] 신운뉴욕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총 4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신운예술단은 아름다운 중국 전통문화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숨을 죽이는 긴장의 순간과 감동의 박수가 터져 나오던 순간이 리듬처럼 반복되는 사이, 공연장엔 가끔 웃음소리도 들렸다. 바로 사회자 켈리 원(KElly Wen)과 남창희 씨 때문이다.

이럴 때 “환상의 커플”이란 말을 쓰는걸까? 같이 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켈리와 남창희 씨가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전세계 순회공연을 하는 신운예술단의 원래 사회자는 탕루이(Jared Madsen)와 켈리다. 하지만, 순회공연의 특성상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아는 현지 객원 사회자가 한 명씩 참여한다. 이번 한국 공연엔 한국인 남창희 씨가 여성사회자 켈리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중국문화를 소개하는 무대이다 보니 공연장을 찾는 중국인도 많다. 그래서 남창희 씨는 한국어로, 켈리는 중국어로 공연을 진행한다. 그러나 가끔 켈리도 한국말을 한다. “나 안 예뻐요?”, ” 참 잘했어요” 켈리가 남창희 씨에게 배운 한국말을 한마디씩 할 때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능숙하게 중국어로 진행하던 켈리의 모습에선 빈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랬던 그녀가 어눌한 발음과 귀여운 표정으로 한국말을 하는 모습이 관객에겐 의외였던 것. 켈리에게 가장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나 안 예뻐요”라는 말이란다. “이렇게 말하면 관객들이 보여, 보여라며 대답하던데요.” 관객들이 켈리에게 “예뻐요”라고 대답한 말이 켈리에겐 “보여”라는 말로 들린 모양이다.

켈리의 엉뚱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청나라 여인들이 나오는 만주족 춤을 소개할 때 켈리는 화분 신발이라는 작고 굽 높은 신발을 신는다. 뒤뚱뒤뚱 걸으며 나오는 모습에 화분 신발이 많이 불편한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대답을 머뭇거리던 켈리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다. “이건 비밀인데요. 사실은 그 신발 굉장히 편해요. 불편한 척 살짝 연기를 하는 거예요. 저 그 신발 신고 뛸 수도 있어요.” 그녀의 귀여운 거짓말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켈리는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라 전직 신운예술단 무용수였다. 2007년 신운예술단에 합류해 작년 4월, 신운 내한공연 당시엔 무용수로 참여했다. 작년 말, 신운예술단이 공연무대를 넓히며 공연팀이 둘로 나뉘자 사회자가 더 필요했다. 재기 발랄한 켈리는 신운예술단 합류 1년 만에 사회자로 발탁되었다. 그녀에게 사회자로 무대에 서는 것이 어떤가 물었다. “제가 무용수 출신이다 보니 무대를 소개할 때 훨씬 이해도가 높고 더 잘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신운예술단의 사회자로 처음 무대에 선 남창희 씨도 “처음 공연을 소개할 때와 몇 회 지나서 소개할 때의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제가 공연에 대해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니 소개할 때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는 예술단원들의 무대 밖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더 와 닿는다고 한다. “신운예술단원들은 대부분이 나이가 어려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순수함이나 순진함을 찾기 어려운데, 신운예술단 단원들은 정말 마음이 순수하고 예쁩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단원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연기가 아니라 진짜구나 싶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무용수 출신 사회자 켈리가 소개하는 신운예술단은 어떨까? “무용은 신체적인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신체적인 훈련을 통하여 소질도 단련시켜야 합니다. 육체와 정신의 조화가 최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려졌을 때 진정으로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신운예술단이 다른 예술단과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운의 단원들은 모두 매우 순수하고 선량하고 자신에 대한 요구 또한 아주 높기 때문입니다.”

켈리에게 4회의 서울공연 사회를 보는 동안 혹시 실수한 점이 없는가 물었다. 실수라는 말에 켈리는 들켰다는 듯 금방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실은 한 번씩 실수도 해요. 하지만, 계속 사회를 봐야 하니까 살짝 웃으면서 잘 넘기는 편이에요.” 이제 갓 소녀티를 벗은 켈리지만 사회를 보는 데 있어서 그녀는 이미 베테랑이었다. 켈리가 느낀 한국 공연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했다. “실은 무대에 서면 조명 때문에 객석이 하나도 안보여요. 그래서 반응은 솔직히 잘 보지 못하지만 무대마다 그냥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켈리는 한국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순진 순선 순미한 아름다운 가치를 다시 되새기길 바랐다. “한국과 중국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중국은 지금 전해내려오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중국보다 상황은 낫지만 한국도 전통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울 공연을 하는 동안 재밌고 편안한 진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켈리와 남창희 씨. 켈리는 남창희 씨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에, 남창희 씨는 켈리의 능숙한 진행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인연인 듯, 제짝을 만남 두 사람의 마지막 무대가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