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들, 일본 태풍 구호 지원 거의 안 한다”

황효정
2019년 10월 17일 오후 1: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5

한국 기업들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에 성금과 구호물자 등 지원을 대부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일본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지원을 해왔다.

17일 서울신문은 재계를 인용,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로 막대한 피해를 본 일본에 과거와 달리 지원을 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그 이유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일본 재해 지역을 돕기 위한 성금 지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SK그룹의 경우 소정의 성금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도 지원 계획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 연합체인 주일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 측은 “한기련 차원에서 재해 의연금을 낼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매체에 전했다.

연합뉴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매체에 “아무리 선의로 돕는 것이라고 해도 일본이 한국 경제의 심장인 반도체 산업을 소재 수출 제한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자칫 국내 여론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 또한 “정부 입장과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앞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상당한 액수의 성금과 구호물자 등을 지원한 바 있다.

한편 지날 주말 태풍 하기비스가 열도를 관통하면서 일본 현지에서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일본 동쪽 지역 공장 및 상업시설, 교통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산업생산과 유통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례로 도요타자동직기는 협력업체들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면서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자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일본의 산업 전반에 걸친 후유증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