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는 학생 몰래 매일 아침마다 책상 닦아준 선생님

김연진
2020년 10월 16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6

“저는 왕따였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A씨는, 몇 년이 지나도 그 끔찍한 악몽을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힘든 순간에 큰 힘이 되어준 은인이 있었다. 바로 선생님이었다.

학교에 가기조차 두려웠던 A씨는 결국 이 사실을 부모님께 털어놨고, A씨의 부모님은 학교 담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선생님은 A씨를 조용히 불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은 주름이 깊게 팬 손으로 A씨의 마른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내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물었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 A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단지 학교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신 티 나지 않도록 A씨를 도왔다. 쉬는 시간마다 A씨를 교무실로 불러 청소를 시키고, 공부를 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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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일부러 무언가를 자꾸 시키면서 배려한 것이다.

어느 날은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게 됐다.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간 A씨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무언가를 닦고 있는 모습을 봤다. 선생님은 A씨의 책상을 닦아주고 있었다.

원래 A씨의 책상은 무척 더러웠다. 친구들이 A씨를 골탕 먹이려고 책상을 어지럽히고, 우유를 뿌리거나, 걸레를 던져놓았다.

A씨는 더럽혀진 책상을 치우고 닦느라 매일 아침마다 일찍 등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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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신의 책상이 깨끗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속으로 “친구들이 장난을 그만둔 건가…”라고만 생각했다. 사실, 선생님이 몰래 책상을 닦아준 것이었다.

A씨는 “그 모습을 보고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무사히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는 A씨. 그런데 얼마 전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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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생님의 장례식에 다녀오면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못 드린 게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A씨의 사연은 과거 페이스북 페이지 ‘성균관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조명되면서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