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송 중이던 ‘반려동물 4천 마리’가 중국 물류창고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서현
2020년 10월 3일 오전 11:5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38

중국의 한 물류창고에서 4천 마리가 넘는 동물이 상자에 갇힌 채 굶어 죽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동물 보호 단체가 지난달 22일 중국 허난성 뤄후의 한 물류창고에서 택배 상자에 담긴 5천여 마리의 반려동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1천 마리는 살아 있었지만, 나머지 4천여 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구조 단체는 동물들이 지난달 16일 발송돼 5일 이상 물과 먹을 것을 먹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물류창고서 발견된 택배 상자 | SCMP

한 자원봉사자는 “도착했을 때 동물을 담은 상자가 작은 산을 이루고 있었다”라며 “많은 동물이 죽고 썩기 시작해 끔찍한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도 동물 구조를 했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상황은 처음 겪어본다”고 토로했다.

현재 구조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은 구출한 개 70마리·고양이 28마리·토끼 870마리·햄스터 99마리를 돌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태어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새끼들이라 건강 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 채로 구조된 토끼들 | SCMP

뤄후 당국에 따르면 이 동물은 모두 윤다 익스프레스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것이다.

한 택배 기사가 이 상자를 물류창고에 놓고 가려고 했지만, 산 동물이 들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상자를 현장에 유기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럭에 실려있던 나머지 동물은 인근 장쑤성과 허난성의 또 다른 도시로 보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중국 택배 기사) | 연합뉴스

현재 택배 기사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지만, 윤다 익스프레스 측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산 동물을 택배로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다만 발송인이 예방접종 기록과 건강 증명서, 승인받은 반려동물 운반 상자 등을 제출한 경우에는 항공기로 운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