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작년보다 5배 더 잡혔는데, 왜 가격 안 떨어져요?” 도매업자는 이렇게 답했다

김연진
2020년 06월 26일 오전 9: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3

오징어 가격이 끝을 모르고 치솟으면서 ‘금징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그런데 요즘, 동해안에 오징어 떼가 출몰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5배나 많은 오징어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오징어 가격도 떨어질까? 서울의 한 마트에서 확인한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지난 24일 JTBC뉴스는 “오징어 떼가 돌아왔다..동해안 만선에도 여전히 ‘금징어'”라는 제목으로 오징어 수확량과 가격에 대한 사실을 전했다.

연합뉴스

동해 속초항에서 출발한 오징어잡이 배는 오징어 떼를 찾아 5시간을 달렸다.

밤 11시, 어둠이 짙어지자 환한 불빛을 보고 오징어 떼가 몰려들었다. 이날 엄청난 양의 오징어가 잡혔다.

오징어잡이 배의 선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안 오징어가 안 나와서 힘들었는데… (올해는) 10년 만에 온 풍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이달에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지난해의 5배가 넘는다. 동해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오징어 떼가 바닷가를 따라 올라오고 있기 때문.

이날 경매에서는 오징어 20마리 한 상자가 1만 5900원에 낙찰됐다. 지난해에는 한 상자에 9만원이었다.

쉽게 말해 지난해에는 오징어 한 마리에 4500원이었는데, 올해에는 한 마리에 800원이 된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가격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JTBC

서울의 한 마트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소비자는 “이게 두 마리에 9900원. 비싸다. 현지에 비해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하는데 강원도에서…”라며 “(서울에서) 가격은 안 내려간다. 소비자는 언제든지 손해다”라고 털어놨다.

동해안에서는 ‘오징어 풍년’인데도, 서울에서 파는 오징어 가격은 이번 주에 들어서야 약 25% 정도 떨어진 수준이었다. 현지 가격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 하락 폭도 매우 적었다.

이와 관련해 한 도매상인은 “현지에서 (가격이) 싸졌다고 우리가 바로 싸게 못 해요. 가격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라고 밝혔다.

JTBC

“현지에서 비싸지면, 바로 비싸게 팔잖아요?”라는 질문에는 “어쩔 수 없다. 장사꾼인데…”라고 답했다.

“(직접) 잡아서 드시면 싸요. 그렇게 따지면…”이라는 말도 했다.

이렇게 가격 반영이 늦어지는 사이, 또 언제 오징어 수확량이 크게 줄지 모른다. 소비자들은 그대로 비싼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