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병사들을 위해 3천원짜리 슬리퍼 입에 물고 사진 찍은 투스타 장군

김연진
2020년 05월 13일 오전 11:4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3

“병사들의 보급품은 제때 보급돼야 한다”

오로지 병사들을 위해 슬리퍼를 입에 문 투스타 장군이 있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슬리퍼를 물었을까.

사연의 주인공은 전인범 예비역 중장이다.

YouTube ‘전인범In-Bum Chun’

27사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차장, 육군 특전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한국과 미국 정부로부터 총 11개의 훈장을 받은 그는 대한민국 국군 장성 가운데 최다 훈장 수훈자로 이름을 남겼다.

또 수많은 업적을 남겨 모든 군인들의 존경을 받는 ‘참군인’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낀다고 고백한 일화가 하나 있다. 그는 지난 3월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슬리퍼’에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과거 군수 사령관 앞에서 “병사들의 슬리퍼 보급을 요청한다”는 취지로 슬리퍼를 입에 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YouTube ‘전인범In-Bum Chun’

그는 “군대 보급품이 적시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병사들의 슬리퍼”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사들이 신병교육대에서 슬리퍼를 받아 오는데, 상병쯤 됐을 때는 슬리퍼가 해지거나 부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제대로 보급이 안 되니까 고참 병사들은 자신이 신던 슬리퍼가 망가지면, 새로 전입 온 신병의 슬리퍼를 신고 다니기도 한다”고 전했다.

YouTube ‘전인범In-Bum Chun’

병사들의 고충을 알게 된 그는 마트에서 슬리퍼를 사주려고 했지만, ‘사제품’이라는 이유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이에 슬리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가지 묘책을 떠올렸다.

군수 사령관이 전방 부대에 왔을 때 그 앞에서 슬리퍼를 물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령관님,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이 사진을 치우지 마십시오”

YouTube ‘전인범In-Bum Chun’

얼마 뒤 슬리퍼 3000족이 부대로 도착했다. 그는 “그분이 참 훌륭하신 분이다. 슬리퍼를 보내주셔서 우리 부대원들에게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슬리퍼가 없으면 세면장에서 샤워할 때 얼마나 불편합니까? 그런데 그런 거로 병사들이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어느 부대, 어느 지휘관을 했든지 제가 데리고 있던 부하들은 훨씬 깨끗한 전투복, 군화를 입히고 먹이고 했다는 것이 제일 자부심과 자랑이다”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