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작심 발언, 블링컨이 한국에 던진 북·중 화두

이윤정
2021년 03월 17일 오후 11:46 업데이트: 2021년 03월 18일 오후 4:48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종식하는 데 한국도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17일 한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한미 외교 장관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에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위험에 맞서 공동의 가치를 수호할 것”을 촉구하며 한국도 이에 동참하길 바란다는 점도 명확히했다.

북한을 향해서는 “자국민에게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탄압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간 중요한 의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보다는 두 장관의 상견례이자 의견 교환의 자리가 될 거라는 관측과 달리 블링컨 장관은 작심한 듯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인사의 첫 해외순방의 일환으로 아시아에서 미국 동맹을 재건하고,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강압과 폭력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했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했으며, 신장과 티베트의 인권을 탄압하고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에 위배되는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지속해서 자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수호해야 하며 이를 억압하는 이들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서 양측 장관은 북핵 및 탄도 미사일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함께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른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별도의 회담을 했다. 

오스틴 장관 역시 양국 간 첫 국방장관 회담에서 대중국 압박을 위한 한국의 동참을 거론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동북아시아,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의 평화·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오스틴이 한국에 미국의 핵우산을 계속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며 “양측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공통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의 정책 검토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가능한 한 빨리 진행되도록 준비하고 북한 문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징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18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중국 측과의 첫 대면 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18일에는 한·미 외교·국방(2+2) 장관 회의 및 공동 기자회견,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 문재인 대통령 예방 등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