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화가 안드레아, ‘미덕의 정원에서 악을 몰아내다’

봄이 다가오며 들판과 정원이 점점 초록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순식간에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은 예쁜 꽃과 잔디가 무성하게 피어나는데, 그 속에는 잡초도 여럿 섞여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 정원은 인간의 미덕이 자라나는 장소로, 많은 예술작품 속에서 상징적인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 또한 정원을 우화적인 배경으로 묘사했고, 많은 고전문학·신화·전설의 배경으로 정원을 사용했습니다.

미덕의 정원에서 잡초를 뽑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안드레아 만테냐는 15세기 이탈리아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동시대는 물론 후대의 화가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입니다. 조반니 벨리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의 화가들이 모두 안드레아의 그림 양식과 기법을 차용했습니다.

그의 작품 ‘미덕의 정원에서 악을 추방하는 아테나(미네르바)’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마음과 정신 속에서 제거해야 할 악을 상징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스·로마의 지혜와 정의의 여신 아테나는 미덕의 정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정원이 여러 악덕의 잡초로 뒤덮였고, 그녀의 정의감에서 나온 분노 또한 점점 커졌습니다.

그림 속 아테나는 맨발에 고대 그리스의 정통 의상인 키톤을 입고 전투 헬멧을 쓰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힘차게 걷고 있습니다. 그녀는 창과 그녀의 방패, ‘이지스’를 들고 있습니다. 방패에 달린 메두사의 머리는 우리에게 보이진 않지만, 그림 속 인물들에게 충분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아테나는 공포에 질려 도망치는 악덕들을 몰아내며 앞으로 돌진합니다.

악덕을 쫓아내다

미덕의 정원에서 악의적인 장난을 치며 혼란을 일으키던 작은 신 큐피드들은 나방의 날개와 흡사한 날개를 파닥거리며 도망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는 당시 그림을 그릴 때 두루마리, 깃발, 머리띠 등을 인물에게 배치해 인물이나 사물을 식별하는 데 사용하는 문구를 새겨넣었습니다.

그림의 가장 왼편에는 한 여성이 올리브 나무로 변해 글귀가 적힌 두루마리에 감싸여 있습니다. 이 여성은 두 인물로 추정됩니다. 아폴론 신의 구애를 피하고자 나무로 변한 다프네라는 설과 악덕들에 의해 자라지 못하고 묶여있는 ‘미덕’이라는 설이 각각 전해집니다.

그림의 가운데에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있습니다. 비너스는 이 정원에서 ‘육욕’을 상징하는 신으로, 정욕을 상징하는 켄타우로스가 당기는 옷을 지키기 위해 손으로 잡아끌며 그의 등에 올라타 정원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아테나는 타락한 인물들을 늪으로 몰아넣습니다. ‘탐욕’과 ‘배은망덕’은 왕관을 쓴 무기력한 상태의 ‘무지’를 안고 늪으로 뛰어듭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듯한 ‘타성’은 팔이 없는 ‘게으름’을 밧줄로 끌어당겨 앞으로 겨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림 아래쪽에 원숭이처럼 묘사된 인물은 ‘불멸의 증오’입니다. 그는 악의 씨, 악, 최악, 최저를 상징하는 네 개의 주머니를 매달고 아테나의 분노를 피해 늪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정의, 절제, 인내가 구름을 타고 정원을 지켜보며 악덕들이 추방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건한 표정으로 아테나가 행하는 정의로운 행동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땅이 아닌 하늘에 그들이 있는 것은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의 가장 오른쪽의 벽에는 하얀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습니다. 현수막에는 미덕이 풀려나기를 바라는 기원의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추수하기 위해 노력하다

잡초는 뿌리를 뽑아도 어느샌가 다시 자라납니다. 조금만 신경을 놓아도 금세 자라나 정원을 망칩니다. 그러나 정원에 있는 이 달갑지 않은 손님들을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는 부지런히 계속 뿌리를 뽑아내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테나가 그녀의 정원을 청소한 것처럼, 미덕이 돌아와 번성할 수 있도록 우리는 우리 마음속의 나쁜 요소들을 계속 제거하며 우리의 진실함과 아름다움이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악덕을 도태하기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노력의 결실이 우리 삶의 가을에 아름다움을 추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