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美·中 여성 앵커들 ‘무역전쟁’ 두고 ‘공개토론’ 예정

2019년 05월 28일 오전 10:22 업데이트: 2020년 05월 4일 오후 5:49

미·중 무역 전쟁이 첨예한 가운데 이 여파가 양국 여성 앵커들 간의 논쟁으로까지 이어져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과 중국 TV 앵커들이 무역전쟁을 두고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에 설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여성 앵커들 간의 논쟁은 지난 14일 폭스 비지니스의 앵커 트리시 리건이 미·중 무역전쟁에 관해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훔쳐가 미국은 매년 600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하고 난 8일 후(22일), 중국 관영방송 CGTN의 앵커 류신(劉欣)이 8일 전 방송됐던 리건의 뉴스영상을 편집해 내보내며 “(그녀는) 매우 감정적”이며 “잘못된 통계를 사용했다”고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류신의 비난이 방송된 직후 리건은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고, 가장 최근의 타겟은 바로 ‘나’다”라며 11분간에 걸친 반박을 했다. 리건은 류신이 자신을 “감정적”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맞다. 나는 감정적이다. 나는 미국인이기 때문이고 나의 이런 감정은 정확한 사실과 통계에 근거한 것이다”라고 맞섰다.

이어서 앵커 류신에 대해 “그녀는 주어진 각본을 읽고 있으면서도 손에 어떤 뉴스대본도 들고 있지 않은 채, 마치 이성적인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처럼 보이려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그녀는 주어진 각본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관영방송 아닌가?”라며 날카롭게 꼬집었다.

게다가 류신은 자신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방송의 앵커임에도 불구하고 “폭스 채널이 현 미 정부와 매우 가까우며 리건이 트럼프의 미국을 대변하고 있다”라며 폭스 채널과 리건을 비난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류신의 발언에 대해 리건은 “나는 때때로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나는 내가 미국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나는 누군가의 관점을 보도하기 위해 여기 앉아있는 게 아니다. 나는 나의 관점을 얘기할 뿐이다”라고 응수했다.

리건은 다음날도 류신의 비난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리건은 “중국이 얼마나 많이 (지식재산권을) 훔쳐왔는지를 말해주면 류신은 매우 듣기 싫어할 것이다”라며 류신이 리건에게 잘못된 통계를 사용하고 있으니 “더 나은 리서치 팀을 찾아보라”라고 조언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리건은 2018년 중국의 한 풍력 터번 제조업체가 미국 회사들로부터 8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 비밀을 훔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과 같은해 중국 국가안전보위부(NSC) 관리들과 관련된 중국인 2명이 45개의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 기타 기업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실례를 들며 “그들은 은행과 금융, 통신, 생명공학, 자동차와 건강 등 다양한 산업에 있는 회사들로부터 정보를 훔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들의 논쟁은 트위터로 옮겨갔고 논쟁 끝에 리건이 류신에게 무역전쟁을 주제로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류신이 제안에 화답하면서 이들의 공개 토론이 성사됐다. 두 앵커의 토론은 리건의 방송에서 2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30일 오전 9시)로 예고됐고, 류신은 베이징에서 위성 중계 형태로 출연할 예정이다.

SCMP는 “이들의 토론이 중국에 생중계될지는 분명치 않지만 인민일보, 글로벌타임즈, CCTV 등 중국 관영매체가 이에 대한 보도를 이미 했고, ‘류신을 토론에 초대하는 FOX 호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1억 회 이상 읽혀졌다”고 보도했다.

중문 에포크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 공개토론을 중국에서도 생중계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 관영방송은 이 공개토론을 절대 생방송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류신이 나오는 몇 장면을 편집해 보도하거나 아니면 전혀 보도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토론이 생방송될 지라도 중국내 방송은 편집을 위해 몇 분씩 늦게 보도될 것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은 트위터와 해외 네트워크가 금지돼 있다. 중국 정부는 자체 개발한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 ‘만리방화벽’을 통해 중국 내 인터넷 사용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