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차 금리 인하 발표…기준금리 0.25%포인트 ↓

이멜 아칸(Emel Akan)
2019년 09월 20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9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7월 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연방 기준금리를 현행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향후 금리는 완만히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는 나라의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의 기준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영향을 끼치며,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자율이 낮을 때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등 민간인 대상으로 모든 대출의 차입 원가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 투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FOMC의 성명은 또한 기업 투자 현황과 수출 부진을 반영했다.

미국은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 폭이 높고 실업률은 낮은 폭을 유지했다. 가계지출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사용된 자본을 보충하는 고정투자 및 수출은 다소 위축됐다고 FOMC는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내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세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연준의 책무는 다양한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경기 확장을 지속하는 데 있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의 문을 열어놨다.

다만 향후 금리 인하 방향에 대해 FOMC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17명의 위원 중 7명만이 올해 다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면 연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하 발표 후 미국 증시는 곧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후 증시 시장이 회복돼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듯했다.

트럼프 “파월 배짱 없다”

전폭적인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발표 30분 만에 트위터에 “제롬 파웰과 연준이 또 실패했다. ‘배짱’도 없다”고 게재하며, 예전의 ‘국가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연준에 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

세계 여러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연준을 향해 “금리를 제로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 그런 다음 우리 부채(국채)를 차환해야 한다”며 미국이 가장 낮은 이자율을 지급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마이너스 0.5%로 인하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시중에 유로화가 더 돌게 하라는 압박이다. 아울러 오는 11월 1일부터 월 200억 유로(미화 약 219억 달러) 수준의 순자산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ECB의 대규모 완화 조치에 대해 “달러 대비 유로화 약세로 미국 수출 업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유럽국가들은 유로화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할 달러를 지불하며 미국산을 수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은 행동이 빠르다. 금리 0.1%포인트를 인하했다. 그들은 매우 강한 달러에 대해 유로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연준은 앉아있고 앉아있는다. 우리가 이자를 지불하는 동안 그들은 돈을 빌리는데 돈을 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신속한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순자산매입 등 경기부양정책에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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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드만 총재는 지난달 24일 “채권 매입을 경계하는 이유는 그것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사이의 경계선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규모 자산 매입과 심사 지침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마이너스 비율을 사용하는 것을 현재 고려하지 않는다”며 향후 통화정책 수단으로 마이너스 금리 인하를 배제했다.

단기유동성 위기

파월 의장은 최근 연준의 단기유동성 공급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주 초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초단기 금리가 최고 10%까지 치솟는 ‘일시발작’이 일어나 530억 달러(약 63조 원)를 시장에 투입하며 연준이 진화에 나섰다. 기업의 세금 납부 시기와 미 국채 입찰 결제 등이 겹치면서 단기자금 수요가 갑자기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동성 공급은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파월 장관은 “공개시장 데스크가 연방기금금리를 2.00~2.25% 목표 범위에 유지하도록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레포 거래를 했다”며 “이러한 이슈들은 시장기능과 시장관계자들에게는 중요하지만, 경제나 통화정책의 형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