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차량을 순찰차로 막아세워 의식불명 운전자 목숨 구한 청년 경찰

이현주
2021년 01월 26일 오후 3: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45

갑자기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도로를 역주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났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해 큰 피해를 막았다.

23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도로에서 운전자가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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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는 당시 카니발 승용차를 몰던 A(73)씨의 아내.

아내 B(67)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남편이 정신을 잃었다며 112에 전화를 걸어왔다.

신고 당시 차량은 도로 한쪽에 정차된 상황이었다.

B씨는 바깥으로 나와 행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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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운전석에 홀로 남아있던 A씨가 의식이 불분명한 채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차량은 도로 연석을 넘어 억새밭으로 돌진한 후에야 멈춰 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B씨가 자력으로 문을 열고 나올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문이 잠긴 차량에서 그를 구조할 방법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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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A씨의 ‘무의식 운전’이 다시 시작되며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억새밭에 있던 승용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해 도로로 향하더니 이번에는 방향을 틀어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

현장에 있던 송도지구대 소속 임재찬 경장은 황급히 순찰차에 올라타 카니발을 쫓아갔다.

역주행 차량은 서행 중이었으나 교차로 진입을 불과 100여m 남겨두고 있었고 A씨가 언제 속도를 높일지 몰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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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이 양옆으로 달리며 창문을 두들겨봤지만, 차량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임 경장은 사이렌을 울리며 마주 오는 차들을 향해 긴급 상황임을 알리는 동시에 약 200m를 달려 A씨 차량을 앞질렀다.

그는 그대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카니발 차량이 멈춰 섰다.

완전히 차량이 멈춘 것을 확인한 임 경장은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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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구조된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기저질환이 있는 A씨는 당시 순간적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인사불성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 가족은 송도지구대로 연락해 추가 교통사고를 예방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