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방송 중단 후에도 후폭풍 이어져

이시형
2021년 04월 5일 오전 10:01 업데이트: 2021년 12월 29일 오전 10:23

환타지 사극을 표방했던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방송 중단 후에도 후 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사는 주가가 폭락하고 중국 자본이 투입된 여타 드라마의 제작도 연쇄 중단될 상황입니다. 

‘조선구마사’ 첫 방송이 공분을 불러일으킨 후 시청자들은 역사왜곡 방송물에 대한 법적 제재는 물론 SBS 방송 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제기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드라마 제작진과 SBS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김덕영 | 다큐멘터리 ‘작지만 강한 축구’ 감독 :

“지금 당장은 ‘드라마 하나 가지고 뭘 그래?’ 그게 아니라는 거죠. 100년, 200년 지나면 분명히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되는 것이거든요. 어느 기록이 많고 어느 기록이 설득력이 있느냐에 따라 역사가 바뀌는 거거든요, 저는 그런 관점에서 문화 창작자들이 소홀이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너무 지나친 집단주의로 나가는 것은 경계하는 입장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적 판단과 기록을 제대로 점검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

 

조선구마사는 향후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악령으로부터 백성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방영 시작과 동시에 논란이 됐습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의 왜곡이 지나쳐서 도저히 창작의 자유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중국이 한복, 김치 등을 자국문화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중국식 소품을 등장시킨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드라마에 중국 자본과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번졌습니다.

 

SBS와 제작사는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박계옥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의도적으로 역사왜곡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발맞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해명이 사실이라도 한국 제작진 스스로 중국 시장을 의식해 중국인들이 봐도 전혀 이질감이 없도록 드라마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막대한 자본과 소비 인구로 엔터테인먼트계 큰손이 되어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자본이 한국 드라마 시장에 깊숙이 파고든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는 ‘나를 사랑하는 스파이’, ‘편의점 샛별이’와 ‘간 떨어지는 동거’등 지난해에만 30편이 넘는 한국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사들였습니다. 올해 방송가 최대 기대작인 tvN 드라마 ‘지리산’의 해외 판권도 이미 낚아챈 상태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IT 기업인 텐센트는 ‘부부의 세계’를 제작한 국내 드라마제작사 JTBC스튜디오에 최근 1,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텐센트는 조선구마사의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 회사, YG엔터테인먼트의 3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한편에서는 한국에 중국 자본이 계속 투입되면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는 선전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드라마를 잘 활용하면 좋은 선전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것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중국 자본을 무조건 환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큐멘터리 ‘작지만 강한 축구’ 제작자 김덕영 감독은 최근  중국 투자자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으나 한국의 색깔을 지우려는 투자자의 무리한 요구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덕영 | 영화감독 :

“문화콘텐츠를 더 세련되게 양적으로 만들어 내는 수 밖에 없다. 문화력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문화예술력, 문화예술의 힘. 그것을 기술의 세련된 것, 양적인 다양함으로 끊임없이 우위를 점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수 밖에 없구요. 이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문화예술 창작자들이 좀 더 분발해야 될 때다.”

NTD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