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비극’ 담은 총알, 70년 만에 할머니 다리에서 꺼냈다

이현주
2020년 06월 17일 오전 10: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15

80대 할머니가 지난달 부산의 한 병원을 찾았다.

무릎이 성치 않아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찍은 X-RAY에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무언가가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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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다름 아닌 총알이었다.

A씨 몸에 총알이 박힌 사연은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 전쟁으로 버려진 총알이나 고장난 총 등의 잔해가 널려있었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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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엉성하게 만든 총에서 실탄이 발사돼 A씨 다리에 박혔다.

놀란 아버지는 A씨를 업고 곧바로 동네 의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열악해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총알이 몸속에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렇게 총알은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A씨 다리에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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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총알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총알이 대퇴부 뼈를 건드리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어서 통증도 없었다.

지난 8일 의료진은 A씨의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는 동시에 몸속에 있던 총알도 안전하게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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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전쟁 속에 겪은 A씨 상처도 이제야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다.

버려진 실탄이 길가에 널려있었다는 A씨 말 속에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이 생생하게 녹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