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경기 뛴 트랜스젠더 마라토너, 영국서 공정성 논란

한동훈
2023년 04월 25일 오후 5:36 업데이트: 2023년 04월 25일 오후 5:36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트렌스젠더(생물학적 남성)가 영국 런던의 마라톤 대회 여자부 경기에 참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날 열린 런던 마라톤 여자부 50~54세 경기에 참가한 트렌스젠더 글레니크 프랭크로 인해 빚어진 공정성 시비에 대해 보도했다.

프랭크는 지난해 11월 글렌 프랭크라는 남자 이름으로 뉴욕 마라톤에 참가했으며, 지난달 열린 도쿄 마라톤에도 역시 남자부에 참가했다. 그런데도 이달 런던 마라톤에는 여자부 선수로 참가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호르몬 요법이나 외과적 수술을 거치지 않았으며 원래의 남성 신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성 정체성’만으로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소셜미디어에 그가 직접 올린 사진에서도 건장한 골격과 근육이 돋보인다.

하지만 프랭크는 ‘글레니크’라는 여자 이름으로 런던 마라톤에 참석한 이후 “걸 파워(girl power)”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대회 때도 팔뚝에 LGBT(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완장을 찼다.

프랭크는 4시간 11분 28초의 기록으로 2만123명 중 6160위를 차지했다. 상위권 성적은 아니지만, 순위를 떠나 스포츠 경기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비난을 피해가진 못했다.

영국의 유명 여성 마라토너인 마라 야마우치는 이번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잘못되고 불공평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어떤 ‘사람들은 시상식에 오르지는 않았으니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지만 문제는 스포츠에 뛰어나지 않은 여성이나 소녀들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냐는 것”이라며 “그로 인해 거의 1만4천 명의 여성들이 더 나쁜 성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국육상연맹은 모든 공식대회에서 트렌스젠더 선수 참가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나, 프랭크는 이 규정의 허점을 이용했다.

연맹은 지난달 31일 트랜스젠더 참가 금지 규정을 발표하면서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거친 선수들을 여성 육상 경기에서 제외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금지 규정 도입 전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정체성으로 특정 경기에 참가했던 선수에게는 예외적으로 같은 종목에 계속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한편, 프랭크는 올해 베를린과 시카고 마라톤, 내년 보스턴과 런던 마라톤에도 계속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