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작된 중국, 벌써 전력난…남부지역 공장들 주4일 가동 제한

2021년 06월 3일 오후 12:39 업데이트: 2021년 06월 3일 오후 12:39

중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더위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전력 수급에 벌써부터 비상이 걸렸다.

경제활동이 활발해 전력사용량이 많은 광둥성 일부 지역에서는 주5~6일제에 이어 주3~4일제까지 시행되며 전력 피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

현지 매체 제일재경의 보도에 따르면 5월 초 노동절 연휴 이후, 광저우의 한 의료기기 업체에는 주5일제(5일 가동, 2일 휴식)에 관한 통지문이 도착했다.

이 업체 측은 지난달 25일 주4일제(4일 가동, 3일 휴식)하라는 새 통지문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첨단 대형 설비를 사용하고 있어 인력으로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력 사용 제한이 장기화된다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직원들도 정상적인 출퇴근을 하지 못해 혼선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업체 외에도 광둥성의 여러 제조업체에 전력 피크를 피하도록 공장 가동일 수를 조절하라는 통지문이 속속 날아들었다.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왕에 따르면 광저우·푸샨·둥완·주하이 등 광둥성 내 17개 도시에 주3~6일제를 시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광둥성 둥완시 상무부 관계자는 “올해 둥완시 전체에 전력 수급 어려움이 심각해 전력 피크제가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력 피크제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공공사업자도 대상이다. 주하이시의 한 도서관은 지난달 “전력 피크제에 따라 12일부터 매주 수요일 전자도서열람실 개방과 냉방시설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광둥성 외에 윈난·쓰촨·저장 등 남부와 산둥·네이멍 같은 지역에서도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쓰촨성의 한 전력 공급업체는 지난달 15일 “가뭄, 석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전력 수급 압박이 크다”며 수도와 전력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임시 사용제한 조치를 시행한다. 제한 해제는 상황에 따라 추후 개별 통보한다”고 발표했다.

윈난성 에너지국은 지난달 19일부터 전력 사용량 제한에 들어갔다. 에너지국에 따르면 최근 윈난성은 화력발전소의 석탄 저장량이 감소하고, 수력발전소 역시 갈수기에 접어들어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윈난성의 알루미늄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6월 하순까지 생산 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광둥성은 전력 공급의 약 70%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중국의 석탄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그중 무연탄은 지난달 중순 전월 대비 80% 이상 폭증한 1톤당 960위안(약 15만4천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최근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냉방기 가동이 시작됐지만, 윈난성 등 지역은 아직 장마가 시작되지 않아 수력 발전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서부 지역으로 송전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윈난성 전력망은 지난달 “화력 발전소의 석탄 재고 감소로 전기 공급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전력 사용량 피크 시간대에는 약 70만 와트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윈난성의 한 정부 관계자는 “성 전체 저장량은 50만톤 정도다. 일부 화력 발전소는 이미 저장량이 바닥났다”며 “석탄 값이 올라 화력 발전소가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면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