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을 밝히는 촛불” 중국 인권탄압 알리는 시민 영화제 개최

애나 조
2019년 08월 4일 오전 11:5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4

“아이야 내가 지켜줄게. 다시 고통 받지 않도록…”

8월 3일 밤,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 계단. 한 청년이 부르는 노래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제2회 여름달빛 인권영화제 ‘박해없는 세상’이 음악과 함께 막을 열었다.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으로 부모를 잃은 한 아이의 실제 이야기가 짧은 애니메이션과 노래로 전해지자, 관객들은 조용히 촛불을 들었다.

9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의 명상수련법 파룬궁(파룬따파). 99년 7월 20일부시작된 정부의 탄압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파룬궁을 수련하는 청년들의 모임 ‘파룬따파 유스’에서 마련한 이번 영화제는 신념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였다.

상영된 영화는 ‘프리 차이나’(Free China, 부제 : 믿음을 위한 용기)였다. 마이클 펄만 감독이 각본을 쓰고, NTDTV 키안 왕과 함께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베스트셀러 작가 제니스와 미국인 사업가 찰스가 직접 겪은 파룬궁 박해를 다룬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되어, 덴버 자유사상 국제영화제 최고상 등 4개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행사 참가자(왼쪽)과 지지 서명을 하는 시민(오른쪽)│Epochtimes

영화가 끝난 후, 객석 뒤편에서 한 고등학생이 걸어 나와 마이크를 들었다.

“착한 마음과 올바른 마음이 모이고 모여 중국의 파룬궁 탄압에 대해 반대한다면, 일어나지 말아야 했고, 있어서도 안 될 저 끔찍한 비극은 곧 사라질 것입니다. 올바르고 아름다운 세상이 새롭게 시작되기를 오늘 저는 간절히 희망합니다.”

함께 촛불을 든 시민들이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하자,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며 경청했다.

행사에서 탄압 실태를 알게 됐다는 이기업 씨는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씨는 “우리가 이런 실태를 알게 되었다면, 다같이 세계가 연대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같이 힘을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생방송 촬영 중인 정성산 감독│전경림 기자

북한 인권 실태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 정성산 감독은 이번 행사를 유튜브 ‘정성산 TV’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미래에 공산주의는 없어야 한다”면서, “젊은 친구들이 공산주의에 대해서 깨닫고 중국에서 주장하는 특색있는 사회주의가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 생방송을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며칠 전 김정은이 북한에 있는 파룬궁 수련자를 마지막 한 사람까지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북한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최근 소식도 전했다.

그는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발언해오다 최근 중국 인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정 감독은 “중국 인권에 대해 말하니 구독자들이 처음엔 많이 놀라는 눈치였지만, 설명을 듣고는 북한공산당이나 중국공산당이나 같은 ‘종족’이라는 표현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