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전 美국방장관 “미국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중국”

앤드루 쏜브룩
2022년 07월 18일 오후 3:27 업데이트: 2022년 07월 18일 오후 3:27

마크 에스퍼 전 국방부 장관이 지금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대외적인 위협은 공산주의 중국이며, 이들을 위협으로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행한 강연에서 “오늘 나는 중국을 우리 미국의 적으로 표현하겠다”며 “나에게 있어 그들이 적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에스퍼 전 장관은 그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돌출될 수 있는 수많은 잠재적 충돌이 있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가열돼 지역적 차원을 넘어서면 곧 세계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침략을 막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는 세계 최대 화약고, 미국은 주시해야”

에스퍼 전 장관은 동북아시아 지역이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면서 복잡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안정한 곳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중국, 일본이 세계 3대 경제대국이란 점을 언급하며 “이들 세 나라가 관련된 어떠한 형태의 분쟁이든 일어나기만 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그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대만에 대해 “두 국가 모두 그 자체로 기술 발전의 보루”라고 평가하고,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영향력 확장을 위해 모두 핵으로 무장한 국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적인 화약고는 동북아시아”라며 “미국은 동북아시아를 유심히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할 수 있는 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첨단기술과 핵무기가 공존하는 동북아 지역이 화약고로 변하지 않도록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된 갈등 상황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선제 대응을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 본질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대결”

에스퍼 전 장관은 “물론, (동북아 갈등 상황의) 첫 번째 시나리오는 대만”이라며 “이 문제는 결국 공산주의 대(對) 민주주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아직 점령하지 못한 ‘미수복 영토’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대만 정부는 1949년 이래로 자치권을 유지해왔으며 대만은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치된 적이 없다. 따라서 ‘미수복’이란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스퍼 전 장관은 중국 공산당의 확장 야욕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에 공해(公海)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려 한다”며 이는 대만의 민주적인 생활 방식과 중국 공산당의 침략성이 광범위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대만 방문을 예정 중인 에스퍼 전 장관은 대만 지도부에 비대칭 무기 체계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징병 확대를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모호성, 유효기간 끝나…재검토 필요”

에스퍼 전 장관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의 재검토 필요성도 언급했다.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이 제3국에 대한 적국의 침공에 개입할 것인지 방관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적국은 주저하게 만들고 제3국은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기방어에 힘을 쏟게 한다.

에스퍼 전 장관은 전략적 모호성을 의회에서 논의하고 폐지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공산당의 확장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같은 독재국가에 맞서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것을 청신호로 여긴다”며 “어느 선을 넘으면, 우리가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2018년 미국의 국방전략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미국의 제1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을 미국의 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내가 국방장관으로 임명됐을 때 (미군의) 중점 임무는 전쟁이었고, 미국이 전쟁을 하면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 미군의 임무였다”며 “현재 국방부에선 중국을 그저 ‘도전’이라고 부른다”며 쓴소리를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것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공로 때문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계승하긴 했지만, 아주 이행하지는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전략 문서들은 의미 없는 유행어와 캐치프레이즈에 휘말리는 경우가 너무 많고,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겉돌기만 할 뿐 자체적인 국방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반쪽짜리 (국방전략) 문서가 있는데, 그게 전부”라며 “도대체 어느 부서에서 작성했는지 감도 안 온다. 캠페인과 통합적 억지력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그냥 단어만 언급된다. 훨씬 심층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인과 동맹국들에 미국이 전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정부와 군이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확실히 하려면 반드시 국방전략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미국이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싸움을 추구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우리가 할 일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를 위해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모양새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한 적”이라고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는 에스퍼 전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 국방부의 의견을 요청했으나 응답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