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되살려 호평받은 ‘골목식당’ 평택 할매국숫집 딸 사장님

이서현
2020년 12월 26일 오전 11:0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

어머니가 운영하는 국숫집을 도와드리던 딸은 어느새 가게를 책임지는 사장님이 됐다.

딸 사장님은 어머니 손맛을 조금이라고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 마음은 음식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난 방송 출연 사장님들을 찾았다.

이날 평택 할매국숫집의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방송에서 손님들의 후기 글을 통해 할머니 사장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언급된 상황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과 김성주, 정인선은 가게를 찾아 딸 사장님과 인사를 나눴다.

딸 사장님은 어머니가 지난 5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지난해 11월 ‘골목식당’을 통해 가게가 소개된 지 6개월 만이었다.

가게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딸 사장님이 물려받아 친오빠와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딸 사장님은 “엄마가 10년, 20년 건강하실 거라 생각했으니까 제가 발 벗고 나서서 하진 않았다”라며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까 좀 더 도와드릴 걸 후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어머니 사장님은 수술 후 중환자실에 깨어나질 못하고 4일 만에 돌아가셨다고.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어머니의 김치 비법도 제대로 물려받지 못했다.

딸 사장님은 “엄마가 병원에 오래 계실 거라 생각했다. 엄마가 눈 뜨면 그거 먼저 물어봐야지 했는데 눈을 뜨질 못하셨다”라고 덧붙였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우선 MC들은 김치와 잔치국수, 김밥 등을 먹고서 감탄했다.

걱정했다던 김치도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재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국물이 더 좋아졌네”라며 “어머니가 대견해하실 것 같다”라며 응원했다.

여기에는 사장님 남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어머니 사장님은 생전 김치를 계량 없이 감으로 담갔다.

두 사람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은 김치 2통을 놓고 매일 밤 김치를 담가 맛을 비교했다.

또 제작진에게 어머니 사장님이 김치 담그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요청해서 끊임없이 돌려봤다고 한다.

딸 사장님은 ‘골목식당’ 방송 당시 엄마와 역할을 바꿔서 주방일을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이 나간 후 한동안 김치만 먹는 손님들도 많았다고 한다.

백종원이 이를 언급하며 묻자, 딸 사장님은 “괜찮아요. 맛있으니까 드세겠죠. 맛없으면 안 드시잖아요”라고 답했다.

MC들은 그 말에 어머니 사장님이 하던 말이라며 놀라워했다.

딸 사장님은 어머니의 손맛뿐 아니라 마음까지 그대로 물려받은 모습이었다.

이는 가게 후기를 통해서도 잘 드러났다.

손님들은 음식 맛도 좋지만, 살뜰히 손님을 챙기는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더 호평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