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부르는 미국의 달라진 호칭 “외교담당 국무위원➝중국공산당 정치국원”

쉬젠(徐簡)
2020년 06월 23일 오전 11:25 업데이트: 2020년 06월 23일 오후 12:03

미국 정부가 양제츠(楊潔篪)에 대한 호칭을 변경했다. 중국에 대한 달라진 인식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양제츠 하와이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양제츠”(Chinese Communist Party Politburo Member Yang Jiechi)라는 호칭을 썼다.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이라는 표현을 정확히 사용했다.

미 국무부가 공식 외교문서에서 양제츠를 부를 때 중국 공산당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같은 호칭을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회담 결과를 알리며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CCP Politburo Member)과 만나는 동안 양국 무역협정 1단계의 모든 의무를 이행하고 준수할 것을 다시 약속했다”라고 적었다.

지금까지 미국은 정부 대 정부로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 측 관리를 호칭할 때 정부직 직함을 사용해왔다.

지금까지 미국은 양제츠를 ‘외교담당 국무위원’(Director of the Office of Foreign Affairs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으로 불러왔다.

이 호칭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미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양제츠와 전화 통화한 사실을 밝힌 보도자료(링크)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정치국 위원(Republic of China Politburo Membe Politburo Member)’이라고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대신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했고, 직책도 당 직책인 정치국원을 강조했다.

4월 국무부 대변인 보도자료(링크)에서는 중국 정치국원(Chinese Politburo Member)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이번 6월 17일 성명에서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호칭 변천사는 미 국무부가 양제츠를 정부 관리가 아닌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로 인식하게 됐음을 시사한다.

국무부의 인식 변화가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의회에서 중국 공산당과 고위 관리에 대한 압박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 하원 ‘공화당 연구위원회’는 미국 정부에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와 그 직계 가족을 제재하는 방안을 담은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공산당의 침투를 막기 위해 미국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작에 연루된 공산당 고위 관리들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 거부, 미국 내 자산 동결,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 등 조치를 제안했다.

제재 대상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중앙위원 205명, 후보위원 171명,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대표 2280명 및 그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다.

이번 제재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의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상 최대의 제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연구위원회는 공화당 의원 약 150명이 소속된 공화당 내 최대 보수주의 분파다.

또한 폼페이오-양제츠 회담이 진행되던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장위구르족을 탄압하는 중국 공산당원들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위구르 인권법안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