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陽氣) 가장 왕성한 음력 5월 5일 단오, 세시풍속 즐기며 더위 잊어요!

이시형
2021년 06월 14일 오후 1:27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6:14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하다는 음력 5월 5일, 단오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행사가 많이 축소됐지만 시민들은 단오 행사를 찾아 세시풍속을 즐기며 초여름 더위를 식혔습니다.

 단오는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이자 1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입니다. 음력 5월 5일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관련 세시풍속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조선시대 임금이 신하들에게 시원한 여름을 보내라는 의미에서 선물했던 ‘단오선(端午扇)’! 이를 쫓아 민간에서도 부채를 만들어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선물했습니다. 

[이나래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원래는 임금이 신하에게 부채를 하사하고 신하는 부채를 받았던 것을 지인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그냥 부채라 하지 않고 ‘단오선’이라고 불렀습니다.”

서로에게 부채를 전하던 옛 풍습은 오늘날에도 정겨운 미덕으로 다가옵니다.

 [임선진(林宣辰)| 체험객 ] :

“단오선이라는 개념도 이번에 새로 알았거든요. 친구들이랑 다 같이 서로를 위해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왔어요. 서로 좋은 말도 써서, ‘여름 한 번 같이 이겨보자’라는 의미로 왔습니다.”

[심채은 | 체험객] :

“아이랑 편지를 써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음력 5월 5일, 단오는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입니다.

단오는 수릿날(戌衣日, 水瀨日)이라고도 불렸는데요. 수리란 高·上·神(고, 상, 신) 등을 의미하는 옛말로, ‘신의 날’, ‘최고의 날’이란 뜻입니다. 때문에 옛 조상들은 신에게 농경의 풍작을 기원하고 음식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정연학(鄭然鶴)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學藝硏究官) ] :

“마한(馬韓)시대를 보면 하늘 태양신한테 아니면 지모신한테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데, 단오 즈음에서 가을에 거둬들일 여러 작물을 파종했기 때문에 파종이 잘돼서 풍년이 이뤄지기 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대가 거듭되면서 단오는 농경 풍속보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려는 기원과 준비의 성격이 강한 명절로 변화됐습니다.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고 더위를 막아준다는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무병장수를 빌며 단오 부적을 만들어 몸에 지녔습니다.

해마다 이맘때 농사일을 잠시 접고 휴식을 취하며 풍년을 기원하던 단옷날.

국악 가락에 맞춰 전통 춤사위로 흥을 돋우다 보면 더위는 저 멀리 물러납니다.

 [윤수정(尹秀晶) | 관람객 ] :

“신명나는 봉산탈춤 보면서 더위를 미리 대비할 수 있었고, 야외에서 즐겁게 공연하는 모습 보면서 분위기 전환도 되고 즐겁게 잘 봤습니다.”

 단옷날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수리떡입니다.

양기가 가장 강한 쑥을 뜯어 수리떡을 만들었는데요.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 만들었다고 해서 수리떡이라고 부릅니다.

 [김희연(金希妍) | 떡 박물관 부관장 ] :

“수리취떡이라고 하는 차륜병은 수레바퀴 모양의 문양이 새겨진 떡인데요. 차륜병을 만드는 기본 재료는 멥쌀과 수리취 또는 쑥을 가지고 만들었어요. 수리취와 쑥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제철 식재료로써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음의 기운을 물리치고자하는 마음도 담겨 있고 수레바퀴 모양의 문양은 만사형통을 기원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무난하게 잘 날 수 있는 마음을 담아서 단오에는 수리취나 쑥으로 만든 차륜병을 드셨다고 합니다.”

 멥쌀에 쑥 가루를 섞어 따뜻한 물을 넣고 반죽합니다. 동그랗게 빚어 수레바퀴 문양을 찍은 후 찜통에 넣어 20분간 찌면 몸에 좋은 수리떡이 완성됩니다.

 조상들은 단옷날 수리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으며, 한 해의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녹음이 무르익는 초여름 무더위에도 세시 풍속과 전통 놀이를 즐기며 옛 정취를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NTD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