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가 신성한 장소라고?” 잘못된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 바로잡은 한국인 청년

김연진
2020년 07월 7일 오전 10: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4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Cambridge Dictionary)이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신성한 장소’라고 표현했다가 최근 이를 삭제했다.

잘못된 정보와 역사왜곡을 바로잡은 주인공은 취업 준비를 하던 20대 한국인 청년이었다.

이 청년의 문제 제기가 외교부를 통해 영국대사관에 전달됐고, 대사관은 케임브리지 측에 곧장 이 사실을 알렸다고. 결국 케임브리지 측은 이 표현을 수정했다.

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20대 취업준비생 최용혁군은 모르는 단어를 공부하다가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에서 ‘enshrine’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enshrine’은 ‘소중히 간직하다’, ‘신성한 장소에 안치하다’ 등의 뜻을 지닌 단어다.

그런데 사전은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예문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설명했다.

“야스쿠니에는 약 250만명에 이르는 전사자가 안치돼(enshrined)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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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이 있는 일본 야스쿠니 신사와 ‘enshrine’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여진 것을 본 최군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4월, 그는 “이 예문이 적절치 않다”라며 정부 민원 사이트 ‘국민신문고’에 알렸다.

민원을 접수한 외교부는 영국대사관을 통해 케임브리지 측에 이를 알렸고, 결국 예문은 다른 표현으로 수정됐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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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국대사관 민성호 문화홍보관은 “(케임브리지 측에서) 그동안 유감스럽게도 간과해왔는데, 지적해줘서 고맙다는 입장을 전했다”라며 “충분히 이 문제를 이해했고, 곧바로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군은 “야스쿠니는 전범 가해자들이 묻혀 있는 곳인데, ‘신성한 장소’라는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게 납득이 안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청년들이 이런 문제들을 즉각 알려서,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아야 일본의 역사왜곡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