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즈니 등 美 주요 기업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에 타격

이멜 아칸(Emel Akan)
2020년 02월 20일 오전 10:41 업데이트: 2020년 02월 20일 오전 10:41

워싱턴의 미국 기업들이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 수익 및 수입 추정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푸어(S&P500)의 주가 변동 조사 대상인 미국 주요 기업 500개사 중 거의 40%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제공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3일 S&P500 기업의 4분기 컨퍼런스콜 실적은 364건이었다. 이 중 138명이 통화 상담 중에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산업·정보기술·의료 분야에서 다른 분야의 기업보다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해 더 많이 논의했다.

팩트셋 자료에 의하면 S&P500 기업 매출의 약 4.8%가 중국에서 코로나1을 논의한 138개 기업의 노출된 평균 수익은 7.2%에 이른다.

지금까지 34개 기업만이 이 전염병으로 인한 손실이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수익이나 수익 추정치의 수정안을 내놓았다.

애플사는 2020년 3월 30일에 끝나는 2분기 수익을 630~670억 달러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데이터 업체 시킹알파의 지난 달 28일 수익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불확실성이 더 커서 우리의 2분기 수익 범위가 평소보다 넓다”며 데이터를 수집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AP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코로나19 발병지인 후베이성 외곽 아이폰 생산시설을 모두 재가동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복구가 더딘 상황이며 아이폰 공급 부족은 일시적으로 전 세계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커피 체인 스타벅스도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와 한 해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케빈 존슨 CEO는 지난달 28일 “2020 회계연도 연간 재무 전망의 특정 부분을 높이려고 했었으나, 코로나19로 지침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이익을 증가시키기 위해 신규 지점 오픈을 늘리고 새로운 온라인 주문 옵션을 추가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왔다.

중국은 스타벅스 전 세계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내 약 2000개 스타벅스 매장이 폐업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월트디즈니도 이번 사태로 상하이와 홍콩 디즈니랜드를 모두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2분기 실적과 한 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트 디즈니의 크리스틴 매카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일 텔레컨퍼런스에서 “다른 해 같으면 설 연휴라서 한창 붐비는 기간에 폐쇄됐다”며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중국 시장의 상황으로 디즈니가 받는 타격이 상당함을 드러냈다.

매카시 CFO는 월트디즈니사의 추산으로, 2분기 상하이와 홍콩 디즈니랜드 영업이익은 각각 1억3500억 달러와 4000만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퀄컴, 뷰티 업체 에스티 로더,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그룹, 패션 업체 랄프 로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의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각 사가 입는 타격 정도에 대해 논의했지만, 재정적 영향에 대한 추정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메리칸 항공의 로버트 아이솜 사장은 지난달 22일 텔레컨퍼런스에서 “그 영향을 (수치로) 나타나기에는 너무 이르다. 우리 네트워크는 아시아에서 그리 광범위하지 않다”고 말했다.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미국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47개 기업 임원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정적 효과를 측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팩트셋의 존 버터스 수석 수익분석가는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때문에 지침을 갱신하거나 수정하지 않은 기업이 많은 것을 볼 때 이들 기업이 사업에 미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에 대해 명확성을 확보하면 1분기 후반에 부정적인 지침을 내리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