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 극단 방역·전력 제한에 생산시설 해외 이전 가속

곡문정
2022년 05월 23일 오후 6:38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14

애플이 일부 위탁 생산 업체에 “중국 당국의 엄격한 방역 정책 등을 이유로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고 월스트리트(WSJ)이 5월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현재 90% 이상의 애플 제품(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이 위탁 생산업체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면서 “베이징의 공산당 정권과 미국의 갈등으로 인해 애플의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잠재 위험 요소다”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의 탈중국 첫 번째 선택지는 인도다.  

애플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위스트론은 이미 인도 공장에서 현지 판매용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애플의 생산기지 이전 토론에 참여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는 많은 인구와 저렴한 인건비로 중국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국가라고 WSJ는 보도했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좋지 않아 중국에 기반을 둔 부품 업체가 인도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애플과 거래하는 중국의 위탁 생산업체는 베트남과 기타 동남아 국가 진출에 더 긍정적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 생산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2020년 초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전부터 생산 기지 다원화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해당 계획은 팬데믹 때문에 복잡해졌다. 

매체는 토론에 참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 애플은 다시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위탁생산 업체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구축할 곳을 알려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 방역 당국이 여행에 대한 제한 때문에 애플이 지난 2년 동안 중국에 파견한 고급 관리자와 엔지니어가 줄어들면서 생산 현장 검사가 매우 어려워진 가운데 작년에 중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정전 사태도 중국 생산 공장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게 했다.

작년 9월 아이폰 13시리즈 출품 절정기 당시 중국의 여러 성(省)과 지역의 기업은 잇따라 당국의 강제 전력 제한, 생산 제한·중단 통보를 받았다. 

당시 애플에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유니마이크론(Unimicron) 쑤저우(蘇州) 공장과 테슬라와 애플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이성정밀(乙盛精密·Eson Precision)을 비롯한 여러 애플의 납품 업체는 중국 당국의 ‘전력 제한’ 조치 때문에 생산을 멈췄다. 

한편 WSJ는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애플이 중국 밖 생산량을 늘리려는 모든 조치는 다른 서방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중국 생산 또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방안을 계속 찾아왔다”면서 “베이징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것을 거절하고, 여러 도시에서 제로 코로나 봉쇄를 실시하자 서방 기업들의 이런 구상도 더욱 강화됐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