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대선 감사, 마감시한 내에 마무리할 것” 

이은주
2021년 04월 30일 오전 11: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30일 오후 5:05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진행 중인 2020년 선거 감사가 내달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켄 베넷 전 애리조나주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시한에 맞춰 수작업 재검표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재검표 마감 시한은 내달 14일이다. 주의회 공화당은 이날까지 기념관을 대여했다.  

베넷 전 장관은 “매일 재검표 집계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추가 교대 등 절차 개선을 통해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넷 전 장관의 발언은 재검표장인 애리조나 피닉스 참전용사 기념관 앞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현재 재검표장에는 계약직 근로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작년 대선 투표용지 전량인 210만 장에 대한 전면 수작업 재검표를 진행하고 있다. 전자개표기 총 385대 등 투표 장비에 대한 포렌식 감사도 시행 중이다. 

베넷 전 장관은 현재까지 집계된 투표용지가 몇 장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28일 기준 10만 장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넷 전 장관은 “5월 14일까지 개표 작업을 완료하도록 하루에 많은 양의 투표용지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는 지난 23일부터 시작됐다. 진행 과정 중 민주당과의 법적 분쟁으로 감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28일 마리코파 카운티 고등법원은 대선 재조사를 즉시 중단해 달라며 민주당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대니얼 마틴 판사는 “원고는 유권자 사생활 침해 주장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유권자의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당시 원고 측인 민주당은 포렌식 업체인 사이버 닌자가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보안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감사 시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피고 측은 감사를 연기하면 주 의회의 선거법 개혁안 처리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사 결과가 의회에 바로 통보되기 때문이다. 

또 투표용지 210여만 장과 투·개표 장비에 대한 보안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사 과정에 관여한 다수의 관리들도 투표용지와 선거 장비가 무장 경비대에 의해 잘 보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는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거의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공화당의 입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유권자 2명 중 1명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애리조나주에서 공화당 후보를 꺾고 승리한 민주당 후보로 기록됐다.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주 국무장관은 이번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게 없고 오히려 유권자들의 신뢰를 저해하는 조치라며 비판에 나섰다. 

홉스 장관은 지난 27일 MSNBC에 출연해 “그것(선거 감사)은 위험하다”라며 “이는 미국의 다른 주에게 선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공화당이 선거 청렴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 다른 주들에도 선거 재조사를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