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직원이 ‘해외여행’ 가는 건 좀 아니다”라며 항의한 아파트 주민들

김연진
2019년 12월 6일 오전 9:5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0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갑질’.

고위직 관리나 재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갑질’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문제를 뿌리 뽑으려는 노력은커녕, 을로서 당했던 울분을 또 다른 갑질을 통해 해소하려는 듯하다.

이런 현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아파트’다.

아파트마다 계급을 나누고, 또 그 안에서 경비원과 아파트 시설관리 직원들을 차별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충격적인 일화가 하나 공개됐다. 이번에는 ‘해외여행’을 두고 주민들끼리 회의를 한 모양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관리직원의 자녀라고 밝힌 A씨가 공개한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한 아파트 직원으로 근무한다.

어느 날 A씨는 아버지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했는데,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아파트 주민과 마주쳤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나중에 들어 보니 그것이 문제가 됐다고.

A씨의 아버지를 공항에서 만난 주민이 이를 문제 삼아 아파트 주민 회의에서 건의한 것이었다.

그 주민은 “아파트 직원이 해외로 휴가를 가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후 실제로 아파트 관리직원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 조치가 실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문제 삼았다는 자체에 A씨와 수많은 누리꾼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누리꾼들은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몰상식한 갑질이 정말 문제다. ‘현대판 노예’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든 아파트 주민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걷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경비원들의 복지를 위해 힘을 모으기도 했다.

‘갑질’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요즘, 이런 소식이 더욱 반가워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