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둠 속에서 등록금을 안고 뛰어오시던 어머니가 눈에 선해요”

이서현
2021년 02월 16일 오후 3:4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2

어려운 형편에 아들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른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아들.

지난 2017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배우 김기두의 사연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됐다.

MBC ‘라디오스타’

당시 그는 라디오스타 출연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이제 스타가 되는구나”라며 많이 우셨다고 전했다.

오랜 무명을 거쳐 감초배우로 빛을 보게 된 그는 “이렇게 훌륭한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어머니와 대학 등록금에 얽힌 일화를 털어놨다.

MBC ‘라디오스타’

김기두는 수원과학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입학을 앞두고 등록금을 조금씩 모아뒀다고 한다.

하지만 생활비로 조금씩 쓰게 됐고, 입학을 앞두고서 그 돈을 결국 채우지 못했다.

김기두는 “어머니가 공장에서 일을 하고 계셨는데 휴대폰이 끊겨 다른 사람의 전화를 빌려 통화를 했다. ‘돈이 안 되겠다 돌아와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MBC ‘라디오스타’

어머니가 마음 아픈 게 싫었던 그는 “대학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라며 어머니를 위로했다.

그런데 얼마 후 ‘돈이 마련됐다’라는 연락을 받게 됐다.

어머니의 동료들도 다 어렵게 사는 분들인데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줬던 것.

MBC ‘라디오스타’

가까스로 마련한 등록금을 들고 어머니는 학교로 출발했고, 김기두는 대학 원무과에 사정을 이야기했다.

원무과 직원은 “등록금 낼 동안 우리 퇴근 안 할 테니까, 어머니 천천히 오시라고 해요”라고 했다.

그는 홀로 원무과 밖 의자에 앉아서 어머니를 기다렸다.

MBC ‘라디오스타’

불도 다 꺼져가는 복도 끝에서 “기두야”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기두는 아직도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어머니가 등록금을 안고 뛰어오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이 지나 그날의 감회를 어머니에게 털어놨다.

어머니 역시 “다 꺼진 불 밑에 빛을 받아 초라하게 앉아있는 아들 모습이 엄마도 눈만 감으면 떠오른다”고 말하더라고.

등록금을 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김기두는 다짐했다.

“등록금은 맨 마지막에 냈는데, 졸업은 1등으로 하겠습니다.”

실제로 그는 1등으로 졸업을 하며 그 다짐을 지켰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이건 볼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잘 되셨으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다 따뜻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