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킬러말벌 상륙” 바짝 긴장한 미국 당국, 장수말벌 사냥 총력

한동훈
2020년 05월 7일 오후 2:50 업데이트: 2020년 05월 7일 오후 6:15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수말벌이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보고가 나왔다.

2일 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아시아 킬러말벌’이 워싱턴 양봉 농가에 피해를 주었다고 보도했다.

수십 마리가 몇 시간 안에 꿀벌 3~4만 마리를 사냥하는 가공할 살상력에 현지 당국은 “사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긴장한 모양새다.

워싱턴주 농업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장수말벌을 목격했거나 의심되는 사례가 있으면 보고해 달라”고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장수말벌의 생김새를 다른 곤충과 비교해 구분할 수 있도록 자료도 만들어 온라인에 공개했다.

장수말벌은 ‘몸집이 커 장군(장수) 같은 말벌’이라는 의미다. 몸길이가 30~45mm, 여왕벌은 50mm가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 알려졌다.

강력한 턱뼈를 이용해 꿀벌의 머리만 자르기 때문에, 장수말벌의 습격을 받은 벌집 주변에는 ‘참수’된 꿀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된다.

아시아 장수말벌과 다른 곤충들의 크기 비교. 사진 제공 | 워싱턴주 농무부

일반 꿀벌의 수 배에서 수십 배 강한 독과 6~10mm에 이르는 독침도 위험요소다.

장수말벌의 독침은 옷도 뚫을 수 있고, 사람이 쏘이면 독으로 인해 적혈구가 파괴돼 신장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사람에 따라 한방만 쏘여도 쇼크로 정신을 잃을 수 있고, 여러 번 쏘이면 사망에 이른다. ‘킬러말벌’로 불리는 이유다.

워싱턴 양봉 농가에 장수말벌 피해가 보고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피해가 확인된 건 지난해 12월로 최소 4건 집계됐다.

한 양봉업자는 “벌집을 점검하다가 머리가 잘린 꿀벌 사체를 무더기로 봤다”며 “수십 년간 양봉업을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충격을 전했다.

말벌은 위험한 곤충이지만, 해충을 구제하기도 한다. 유충에게 먹일 곤충 단백질을 구하려 송충이나 나비 혹은 나방 애벌레, 메뚜기, 파리, 바퀴벌레를 사냥하기 때문이다. 사마귀나 거미도 먹잇감으로 삼는다.

현지 곤충학자들은 장수말벌 개체 수가 늘어나면 토종벌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워싱턴주 농업부 곤충학자 크리스 루니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해내지 못하면 개체 수 통제에 아예 실패할 것”이라며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위키미디어, 베스파 만다린아(Vespa mandarinia japonia)

한편, 장수말벌 상륙 소식을 접한 에포크타임스 독자들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이 첫 상륙 사례가 아니며 3~6년 전에도 테네시주나 텍사스주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장수말벌이 중국을 통해 전해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독자는 “미국 전 지역에 중국의 명령을 받아 파괴행위를 실행하는 스파이가 있다. 우리(미국) 토종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