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리는 아베 국장에 G7 정상 전원 불참

최창근
2022년 09월 26일 오후 1:57 업데이트: 2022년 09월 26일 오후 6:34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이 예정대로 9월 27일 치러진다. 주요 7개국(G7) 국가 국가원수·행정수반은 전원 불참할 것으료 예상되는 등 이름뿐인 국장이 될 듯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은 9월 27일 오후 2시부터 도쿄 중심부 지요다구 일본무도관에서 개최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9월 22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인사 약 6,000명에게 안내장을 송부해 총 3,600명으로부터 출석하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해외에선 약 700명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참석자 수는 총 4,300명으로 예상된다.

앞서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국장 참석자가 약 6,000명, 1975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국민장에 6,400명이 참가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한 일본 주간지는 “국내 초청 인사가 40% 가까이 불참하는 것은 위대한 리더의 국장치고는 아쉬운 인상이다.”라며 “특히 전·현직 국회의원 중 60%가 불출석 의사를 나타냈다.”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당 지도부 전원이 불참하기로 했다. 집권 자민당 소속 무라카미 세이치로(村上誠一郎) 전 제도개혁담당 특명대신(장관)도 불참을 표명했다. 무라카미 세이치로 중의원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이 감정론에 휩싸여 갑자기 국장을 결정하게 된 경위도 문제이고 무엇보다 국장을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었으니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불참할 수밖에 없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장 반대가 찬성을 훨씬 웃돌고 있다. 9월 19일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 열린 국장 반대 시위에는 태풍으로 비바람이 치는데도 1만3,000명이 참가했다. 아사히신문이 아베 사망 후 트위터에 올라온 국장 관련 트윗 총 1,846만 건을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 반대는 473만 건, 찬성이 94만 건으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9월 21일에는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 인근 도로에서 한 남성이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반대한다며 분신(焚身)을 시도한 적도 있다.

G7을 비롯한 주요 국가 전·현직 정상도 불참한다. 이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강조한 ‘조문외교’ 성과를 무색하게 한다. 218개국에서 700명이 출석 예정이지만 이 중 101개국은 주일본 대사 자국 정부 대표로 참석할 계획이다. G7 정상 중 참석 예정자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한 명뿐이었는데, 그마저 캐나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때문에 불참한다고 9월 25일 발표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일본 방문 후 한국에 들러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 일본 정부가 방일 의사를 타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불참한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한편 아베 전 총리 피살 당시 경호를 제대로 못 해 큰 비판을 받았던 일본 경찰은 이번 국장에 2만 명을 동원해 엄중 경계 태세를 펼친다. 이는 지난 5월 ‘쿼드 정상회의’ 당시 동원됐던 1만 8,000명을 웃도는 것이다.

국장 당일에도 여러 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고 일본무도관 근처 공원에는 일반인용 헌화대도 설치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비를 책임진 도쿄 경시청(警視廳) 간부는 “이번 국장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은 아베 신조 전 총리 경호 실패로 신뢰가 추락했고 경시총감 등 주요 간부들이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