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아낀 ‘마스크 11장’ 모아서 파출소에 두고 사라진 20대 지체장애인

이서현
2020년 03월 17일 오전 11:3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0

마스크 한 장이 아까운 시기에도 남을 위해 기꺼이 마스크를 기부하는 이들이 있다.

최근에는 20대 장애인이 파출소에 차곡차곡 모은 마스크를 전달해 훈훈함을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4시 30분쯤, 부산 강서구 신호파출소 입구에 한 청년이 노란 봉투를 두고 사라졌다.

근무 중인 경찰이 봉투를 발견해 열어보니 마스크 11장과 사탕 그리고 경찰관에게 보내는 손편지가 들어있었다.

부산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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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근처 직장에 다니는 3급 지체장애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서 조금 나누려고 합니다. 부디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니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용기를 냈습니다. 너무 적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부산경찰은 ‘본인에게도 너무나 귀할 이 선물을 작아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몰래 두고 사라진 한 시민’이라는 글과 함께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부산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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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에는 두리번거리다 조심스럽게 봉투를 파출소 입구에 놓고 잽싸게 사라지는 청년의 모습이 찍혔다.

부산경찰은 “바쁜 업무로 지쳐있던 파출소 직원들은 화이트데이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했습니다. 보내주신 마스크로 코로나19가 물러 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습니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년이 건넨 마스크가 여러 종류였다며 평소 한두 장씩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초 이 마스크를 코로나19와 관련한 현장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년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 위해 기부받은 마스크에 경찰관들이 추가로 기부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보태 관내 복지센터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