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강아지 버려두고 ‘매정하게’ 떠났던 어미 개가 계속 주변을 기웃거렸던 이유

정경환 기자
2019년 10월 13일 오후 2: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7

몸이 아픈 어미 개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새끼를 다른 개에게 맡겨야 했던 사연이 알려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한 달 전 네 마리나 되는 자신의 새끼를 데리고 한 가정집에 와서는 홀연히 떠나버렸던 깜순이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그곳엔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랑이’라는 진돗개가 한 마리 있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사랑이는 생전 보지 못했던 다른 개가 낳은 새끼강아지들에게 자신의 먹이를 양보해주는 등 친자식 같은 애정을 쏟았다.

사랑이와 깜순이 새끼들 | SBS ‘TV동물농장’

반면 새끼를 떼놓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깜순이.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랑이 주인 할머니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우째 저래 불량한 애미가 있는지…”라며 안쓰러워하던 할머니는 “참 느그 엄마 너무 무정하다 그쟈?”라며 남겨진 새끼 강아지들을 어루만졌다.

가끔 친모인 깜순이가 나타나면 새끼들은 달려가 젖을 빨려고 하지만 깜순이는 그것마저도 허락하지 않고 모질게 제 새끼들을 떼 놓고 거리를 뒀다.

새끼들을 바라보는 깜순이 | SBS ‘TV동물농장’

이처럼 모성애가 결여된 듯한 깜순이의 모습 뒤에는 사실 숨은 사연이 있었다. 제작진이 전문가와 함께 진단해본 결과 다리와 가슴 유선에 질환이 발견된 것.

이 전문가는 “깜순이는 자신이 병으로 새끼를 잘 돌보지 못할 것을 직감하고 새끼들을 맡길 누군가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중 사랑이와 그의 주인 할머니의 다정한 모습을 알아보고 ‘저 정도면 내가 새끼를 데려다 놓아도 절대 새끼를 해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해 맡긴 것 같다”고 전했다.

SBS ‘TV동물농장’

이제야 새끼를 버려두고도 멀리 떠나지 못했던 깜순이의 마음을 알게 된 할머니와 제작진.

오해가 풀린 사람들은 깜순이를 안전히 포획해 병을 치료해주고, 깜순이와 새엄마 사랑이, 새끼 강아지들과 함께 머물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주기로 했다.

마음 넉넉한 할머니와 제작진의 도움으로 이제 깜순이는 가슴 아픈 생이별을 마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