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기에도 아이들 위해 매일 돋보기 들고 수업 준비하는 선생님

김우성
2021년 01월 21일 오전 10: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4

내일은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일이 ‘마지막 수업’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국어 교사 황레잉 씨는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책을 펼친다.

최근 중국 바스틸레포스트(bastille post)는 48세 황레잉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bastille post

황레잉 씨는 시신경 위축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처음 알게 된 것은 약 20년 전.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맞추려고 검사를 받았는데 눈에 문제가 있었다.

시신경 위축이란 시신경 다발의 손상으로 시신경이 죽어 창백하게 보이는 병이다. 시신경은 한 번 죽으면 되살릴 수가 없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겨우 20대, 앞을 보며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뎌야 할 나이에 절망을 먼저 배웠다.

절망 속에서 황레잉 씨는 마음을 다잡고 책을 읽었다. 시력이 나빠질 것을 알면서도 오직 아이들을 위해 내일의 수업을 준비했다.

bastille post

2015년, 병세가 더 나빠지면 결국 돋보기를 들었다. 더 이상 자신의 눈만으로는 글자를 읽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매일 돋보기를 들고 아이들의 숙제를 검사하고, 수업을 준비한다.

금방 눈이 피로해져 자주 쉬어야 하고, 글자를 읽는 속도도 한참 느리다. 머리가 어지러울 때도 있다. 남들보다 두세 배 시간이 들지만, 황레잉 씨는 아이들을 계속 가르치고 싶다.

“아이들은 제가 잘 볼 수 있도록 숙제를 할 때 글씨를 크게 써준다. 그런 배려를 받으면 울컥한다.”

모두가 병을 걱정하며 일을 그만두라 말하지만, 황레잉 씨는 끝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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