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역대 최다..26일 ‘유연한 방역’ 가동

한동훈
2022년 01월 25일 오전 8:30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2:23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5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오후 9시까지 전국 신규 확진자는 7437명으로 역대 최다인 7848명에 400여명 차로 근접했다. 이 시간대에 7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지난 22일 6596명이 최다치였다.

집계 마감인 다음 날 0시까지는 3시간이 남아 있어 8천~9천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감염자 급증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를 지목한다. 오미크론은 지난주 전국에서 50.3% 검출돼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인천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지 약 9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보다 2~3배 강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 조사에서도 국내에서 델타 변이보다 2배 빠르게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 내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서고 설 연휴 이후 1만5천명, 2월 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확산이 빠르지만 감소 역시 급격한 모습을 보인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경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이스라엘에서는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과 감염 후 회복해 얻게 되는 면역력 등으로 오미크론 확산이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오미크론의 치명성이 덜하다는 연구 결과도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 치료자문기구인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12일 발표한 오미크론 감염 국내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분석 결과에서 21명(52.5%)이 경증, 19명(47.5%)이 무증상이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는 42%였다.

중앙위는 오미크론 감염이 경증에 그치는 이유에 대해 델타는 폐에서 번식해 폐렴 등 치명적인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지만, 오미크론은 코·인두·후두·구강 등에서만 번식해 콧물 등의 증상만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아공과 캐나다 연구에서도 오미크론 사망률은 델타의 4분의 1 수준인 0.03%였으며 중환자실 입원율도 0.06%로 현저히 낮았다며 엄격한 방역에서 유연한 방역으로 방역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연한 방역은 방역·의료 역량을 모든 확진자에게 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 조기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경증·무증상 확진자들에 역량을 소진하다가 위험한 환자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26일부터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2단계인 ‘대응단계’로 가동하기로 했다. 1단계인 대비단계(일일 확진자 5천명 이상)와 달리, 의료·방역 인력을 고위험군 대응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누구나 신청만 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기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60세 이상 고령층,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만 제한한다.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은 자가검사키트 혹은 신속항원검사 양성 시에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날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자가격리 기간도 단축·조정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 기간은 백신 접종완료자의 경우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어든다. 접종완료자가 아니라면 현행 10일 그대로다.

접종완료자는 2차 접종 후 90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 3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사람만 해당한다.

미접종자, 1차만 접종한 사람, 2차 접종 후 제때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 3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확진되면 10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밀접접촉에 대한 격리 기간도 접종완료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접종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 시에도 격리가 면제된다. 대신 7일 동안 실내 활동과 사적 모임을 자제하는 등 수동 감시 대상이 된다. 수동 감시는 증세가 있을 경우 스스로 거주지 보건소에 연락하면 된다.

접종완료자가 아닌 사람은 밀접접촉 시 7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단, 모든 밀접접촉자는 접종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접촉 후 6~7일 사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밀접접촉은 적절한 보호구 착용 여부와 접촉 시간, 거리 등을 기준으로 판정된다. 핵심은 적절한 보호구 착용 여부다. 통상 2m 이내 거리에서 15분 이상 대화하면 밀접 접촉으로 분류되지만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했다면 제외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고, 이후 동네 의료기관의 검사·진단검사 참여를 확대해 의료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중증환자 증가에도 대비해 입원 병상도 계속 확충할 방침이다.